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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전상황으로 치닫는 우크라 동부…미 - 러 대리戰 충돌
“미국 용병이 우크라이나 정부군으로 위장했다”-러시아 외무부

“러시아 선동가와 대리인이 우크라이나 동부에 혼돈을 만들러 왔다”-미국 국무부

도네츠크와 루한스크, 하리키프 등 우크라이나 동부 3개 주(州)에서 벌어진 친 러시아 주민의 ‘독립’ 시위가 8일(현지시간) 미국과 러시아 간 외교 난타를 불렀다. 같은 날 오전 우크라이나 의회에선 공산당 소속 의원의 ‘러시아어 제2 공용어 폐기’를 비난한 게 발단이 돼 좌파와 친서방 우파가 집단 난투극을 벌였다. 우크라이나 동부 소요는 러시아와 미국의 대리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우크라이나 특수부대가 ‘동부 3주’에서 시위대가 점거한 주정부 청사 건물을 탈환하고 시위대를 체포하자, 러시아 정부는 내전 가능성을 경고하고 나섰다. 러시아 외교부는 8일 성명서를 내 “내전을 초래할 수 있는 군 준비를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그러면서 우크라이나 내무부가 파견한 시위 진압 특수부대의 뒷배로 미국을 지목했다. 우크라이나 정부가 극우정당인 ‘라이트섹터’의 극우 과격분자를 진압군에 심었을 뿐아니라 ‘그레이스톤(Greystone)’이란 미국 회사의 민간 용병을 썼다고 주장했다. 계약에 따라 파병된 미국 군인들이 우크라이나 군조직인 ‘팔콘(Falcon)’ 소속인 양 변장했다고 비난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그레이스톤 계열의 민간 보안회사인 ‘아카데미’는 러시아 매체를 통해 우크라이나 사태 개입 의혹을 받자, 지난달 중순에 “우크라이나와 함께 일하고 있지 않다”고 부인한 바있다.

미국과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ㆍNATO) 등 서방은 러시아를 향해 물러날 것을 재차 경고했다. 동부 3주 친러 시위대의 조직적 행동의 배후에 러시아가 있다고 본 것이다.

존 케리 미국 국무부 장관은 “지난 48시간 목격한 모든 것이, 러시아 선동가와 대리인이 혼돈을 일으키기 위해 우크라이나 동부에 보내졌다고 말하고 있다”며 러시아의 배후 조정을 의심했다. 앞서 아르센 아바코프 우크라이나 내무장관이 방송에서 “분리주의자들은 러시아 특수 부대에 의해 조직됐다. 우크라이나의 적이 ‘크림 시나리오’를 펼치려하고 있다”고 비난한 것과 맥락을 같이 한 것이다.

케리 장관은 또 “러시아가 명백하고 틀림없이 동부 불안에 관여하고, 분리주의 행동에 개입하면서 우크라이나를 더욱 깊숙이 흔들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포그 라무센 나토 사무총장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개입할 경우 “역사적인 오류”를 범하는 것이라며, “물러서라”라고 촉구했다. 그는 8일 파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러시아와 우리의 관계에서 심각한 결과를 초래하고, 러시아를 국제적으로 더욱 고립되게 만들 뿐”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외신에 따르면 동부 시위대 진압 과정에선 총성도 울리지 않았다고 인명 피해도 발생하지 않았다. 뉴욕타임스는 “수도 키예프 마이단(독립) 광장에서 있었던 친 서방 시위와는 다르게 이번 도네츠크 시위는 중산층의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으며, 주로 옛 소련에 향수를 지닌 연금수령자, 종종 술취한 젊은 층”이라고 꼬집었다.

‘내전’을 경고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국경 30㎞ 떨어진, 12시간 이내에 도달할 거리에 군사 4만명을 주둔시키고 있다.

한지숙 기자/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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