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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말레이시아 항공기 실종, 중 - 말레이 외교갈등으로 비화
[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말레이시아 항공 MH370편 실종사고로 154명이란 가장 많은 인명피해를 낸 중국이 말레이시아 당국의 미숙한 대응 등에 격분하는 등 당국자들 사이에서도 갈등이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중국은 말레이시아 항공기 사고 수색에 열을 올리면서 주변국들이 불편한 시선을 보내고 있어 항공기 사고가 외교문제로까지 번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중-말레이, 정보 제공 놓고 언성 높여=말레이시아 현지 언론은 히샤무딘 후세인 국방장관 겸 교통장관 대행은 인도양 남부에 여객기가 추락했다는 발표에 대해 중국이 증거를 요구한 것과 관련해 25일(현지시간) 중국이 잘못된 정보를 줘 수색 시간을 허비하게 한 적이 있었다고 밝혔다고 26일 전했다.

가뜩이나 말레이시아 당국의 ‘생존자가 없다’는 문자 통보에 좋지 않은 감정을 가지고 있었던 상태에서 말레이시아가 이같이 맞받아치자 갈등의 골은 깊어지고 있다.

중국은 나집 라작 말레이시아 총리가 24일 “새로운 인공위성 자료 분석 결과 실종 여객기가 인도양 남부에 추락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발표한 뒤 즉각 이 결론과 관련한 모든 정보와 증거를 제공하라고 요구했다.

셰항성(謝杭生) 외교부 부부장은 중국은 나집 총리가 여객기가 인도양에서 사라졌다고 공개 발표하도록 한 정보가 정확히 무엇인지 알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히샤무딘 장관은 중국 측이 추락 결론에 의구심을 드러낸 데 대해 중국이 전에 내놓은 단서가 잘못된 것으로 밝혀졌음을 지적하며 불만을 표출했다.

그는 “전에 중국이 남중국해에 대한 인공위성 자료를 내놨고 이 때문에 우리는 이미 수색했던 곳을 다시 수색했지만 아무것도 발견되지 못했다는 점을 다시 한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이같은 그의 발언은 실종 여객기의 항로 변경 등 중요 정보의 늑장 공개 등에 대한 중국 정부의 계속되는 비난과 의혹 제기에도 반응을 자제해온 그간 말레이시아의 대응과는 다른 모습이며 양국 간의 깊은 불신을 골을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된다.

▶중국 수색작업 참가, 눈엣가시=주변국들도 중국의 실종 항공기 수색작업 참가에 대해 ‘숨겨진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하며 불편한 기색을 내비치기도 했다.

중국은 이번 사고가 발생한 후, 인도양을 수색하는 호주의 피어스 공군기지에 군용기 IL-76 2대를 파견했고, 해군함정들도 동원했다. 또한 21대의 인공위성을 동원해 수색을 벌이기도 했다.

인도 뉴델리 정책연구소(CPR)의 브라마 셸라니는 26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중국이 실종기 수색작업을 군사적인 목적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인도는 지난주 인도령 안다만제도 인근에 함정을 파견해 수색작업을 벌이고 싶다는 중국의 요청을 거부했다고 한 인도군 고위간부가 전했다.

중국이 수색작업 명목으로 안다만제도에 진입한 뒤 이 지역의 인도 군사시설에 대한 정보를 수집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였다. 특히 이같은 민감한 반응은 중국의 군사력을 염두에 둔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이 이같이 발빠르게 대규모 군사력을 동원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호주 싱크탱크인 로위 국제정책연구소 로리 메드캘프 국제안보프로그램 이사는 “세계 각국은 앞으로도 중국이 자국민보호라는 명목을 내세워 세계 어느 곳이든 군사력을 파견할 수 있다는 점을 이번 수색작업을 통해 상기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군은 향후 이보다 더 활발한 움직임을 보일 것이라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중국군의 능력이 아직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군용기 IL-76는 사실상 수송기로 해상수색작업을 수행할 능력이 부족하고, 해군함정의 보급작업을 위해 파견한 보급선이 1척에 불과해 원활한 해상작전이 불가능하다는 것.

호주전략정책연구소(ASPI)의 앤드루 데이비스 선임 애널리스트는 “중국군은 현재 장거리 해상작전을 수행할 군용기와 고성능 레이더시스템을 갖추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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