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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쉼표>슬로시티/이해준 디지털본부장
1990년대 말 이탈리아에서 시작해 전 세계로 확산된 슬로시티, 이탈리아어로 ‘치타슬로’ 운동의 마크는 도시를 짊어지고 가는 달팽이 모양<사진>이다. 딱딱한 껍질 위에 주택과 교회, 사무실 등 건물을 짊어진 달팽이가 두 더듬이를 곧추세우고 느릿느릿 기어가는 것을 표현했다. 이제 이 마크는 대안생활문화 운동인 ‘슬로 운동’의 아이콘이 되었다.
슬로시티는 1999년 10월 슬로푸드 운동을 지역공동체와 지방정부 차원으로 확산시키고 도시생활에 접목하기 위해 이탈리아 오르비에토를 비롯한 4개의 중소도시 시장이 뜻을 모으면서 시작됐다. 14년이 흐른 작년 말 현재 가입 도시는 이탈리아를 비롯해 프랑스 영국 캐나다 호주 일본 등 28개국 182개 도시에 달한다.
슬로푸드와 슬로시티 운동은 ‘패스트 푸드’에 대항하는 단순한 ‘먹거리 운동’이 아니다. 생산성과 효율성, 경쟁지상주의에 훼손된 인간성을 되찾고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총체적인 생활운동이다. “천천히 산다는 것은 우리 자신의 풍부한 미래와 미래 세대 사이의 연대의 정신을 찾는 것”이라는 인식이 그 기저에 자리잡고 있다.
슬로시티연합은 이를 지원하는 지방정부에 달팽이 인증마크를 부여하는데, 한국에선 신안군 증도면, 전주 한옥마을, 완도군 청산면, 담양, 하동 등 11개 지역이 인증을 받았다. 이탈리아와 독일, 폴란드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지역이다.
남녘의 꽃 소식이 봄을 알리는 계절이다. 이번주 말부터 벚꽃이 개화를 시작해 산천이 흐드러진 꽃과 연두색 새잎으로 물들 것이며, 현실의 폭주기관차에서 탈출하고 싶어하는 시민들이 몰려들 것이다. 여기에 ‘슬로’의 미래 가치가 결합된다면 이 봄이 더욱 아름다워질 것 같다.
/hj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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