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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림자 작가‘ 곽남신, 용 쓰는 남자를 관찰해보니…

[헤럴드경제=이영란 선임기자] ‘그림자 회화’로 잘 알려진 작가 곽남신(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원 교수)이 개인전을 열고 있다.

서울 종로구 수송동의 OCI미술관(관장 김경자)에서 개막된 작품전의 타이틀은 ‘껍데기’. 회화의 ‘표면’과 입체의 ‘껍데기’는 결국 같은 무게를 지닌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서 출발한 명제다. 전시에는 현대인의 부박한 단면을 위트 넘치게 표현한 드로잉및 회화,네온작업, 설치작업 등 총 35점이 출품됐다.

작품들은 이 시대 사람들의 모습과 대중매체 속 이미지를 실루엣만 드러나도록 간결하게 표현한 것이 공통점이다. 가벼운 농담과 유머 속에는 인간 삶의 덧없음과 우리 사회의 모순이 시니컬하면서도 묵직하게 표현돼 있다. 


근육 맨 ‘마초’의 드로잉과 또다른 마초의 대형 인물 설치작업은 이번 전시의 핵심에 해당된다. 엄청난 근육을 자랑하는 남성의 ‘용쓰는’ 자태를 입체로 표현한 작품은 찰나에 그치는 젊음과 파워의 부질없음을 역설적으로 보여준다.

검정 모노크롬의 누드 회화 ‘Sexy Girl’(2007)은 포르노에 가까운 포즈가 성적 매력을 보란듯 드러낸다. 역시 누군가에 ‘뽐내는’ 이미지다.
미술관 2층에 내걸린 회화 및 LED작업 또한 인물의 과도한 동작과 포즈가 웃음과 공허한 탄식을 동시에 터뜨리게 한다 .


전영백 홍익대 교수는 “곽남신의 얇은 이미지와 간결한 실루엣은 일상의 모습을 함축적으로 요약한다. 석고작업을 할 때 덩어리를 주물로 뜨듯, 그의 껍데기는 일상적 삶의 구조틀이다. 빈 것이기는 하나 ‘없음’이 아니요, 표면이기는 하지만 피상적이지 않은 이유이다”라고 평했다.

전시는 4월 30일까지. 02)734-0440 

yr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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