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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린리빙 헬스] 그린닥터 '숲' 현대인을 힐링하다
숲속 들어서면
코끝 자극하는 피톤치드
편백나무에 가장 많아

겨울보다는 여름철
낮 12시~오후 2시 최고

면역력 높여주는
음이온 만끽하고 싶다면
물살 빠른 개울가 좋아

산림욕 첫날부터
면역세포 20% 증가
ADHD · 인터넷중독 등에도
의미있는 효과 확인


일본의 원전사고로 인한 방사능 오염, 중국발 미세먼지와 황사로 인해 우리나라 국민들의 건강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져가고 있다. 특히 시도 때도 없이 불어오는 미세먼지와 황사는 우리 국민들의 건강을 위협하는 최대 골칫거리다.

특히 호흡기질환 환자의 경우 미세먼지와 황사주의보를 매일 체크하는 것은 일상이 됐고 간편하게 목에 거는 휴대용 공기청정기는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인기라고 한다.

황사 등 대자연이 주는 영향을 인간이 피해갈 수는 없지만 이에 대비해 영향을 최소화하는 것은 가능하다. 평상시 마스크 착용이나 개인위생을 청결이 하는 것은 기본 중 기본이고 조금만 부지런하면 우리 주변에 있는 자연을 최대한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다행히 우리나라는 ‘산’이 많은 나라이다. 그만큼 ‘숲’도 많다.

‘숲’은 인간에게 한마디로 ‘그린닥터’다. 숲이 인간에게 주는 다양한 편익은 수도 없이 많지만 특히 최근에는 우울증, 아토피나 말기암 환자의 치유에까지 의학적인 관점에서 연구되고 있다. 

▶숲에 들어서는 순간 ‘피톤치드 샤워’…항균, 항산화 작용=의학적 측면에서 숲이 사람들을 건강하게 만드는 첫 번째 요인은 바로 ‘피톤치드 효과’다. 숲에 들어가면 향긋한 냄새가 코를 자극하는데 이는 나무에서 발산되는 ‘피톤치드’ 때문이다. 피톤치드는 나무와 식물이 해충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서 발산하는 다양한 휘발성 물질을 통틀은 말로 항균·항산화·항염증 작용을 하며, 말초혈관과 심폐기능을 강화시키고 천식·폐 등에도 이롭다고 알려져 있다.

피톤치드의 장점은 개개의 수목이 그 특성에 따라 살균 범위를 선택하고 사람에게 무리 없이 흡수된다는 것이다. 또한 수목의 향기와 수액에 포함된 테르펜계 물질의 약효가 건강 효과를 가져온다고 하며, 이는 주로 피부 자극제, 소염제, 소독제, 완화제에 쓰인다고 한다. 피톤치드를 가장 많이 함유한 나무는 편백나무다.

100g당 피톤치드 함량이 겨울에 5.2㎎, 여름에 5.5㎎이다. 이어 구상나무로 겨울과 여름이 각각 3.9·4.8㎎, 삼나무 3.6·4.0㎎, 화백나무 3.1·3.3㎎, 전나무 2.9·3.3㎎ 순이다. 피톤치드 발산량은 기온과 관계가 있는데, 낮 12시부터 오후 2시쯤이 가장 많다. 

숲속에 들어서면 코끝을 자극하는 내음이 바로 건강에 좋은 ‘피톤치드’다. 항균·항산화·항염증 작용을 하는 피톤치드는 말초혈관과 심폐기능을 강화시키고 천식·폐 등에도 이롭다. 또한 숲은 걷고 명상하는 것만으로도 우울증과 고혈압 증상 개선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숲은 ‘음이온의 보고’ 면역력 높여=숲은 또한 ‘음이온의 창고’이다. 음이온은 혈액을 정화시키고, 정신을 안정시키며, 면역 강화, 폐기능 강화, 세포의 활성화 등 인간의 전반적인 건강에 영향을 미친다. 음이온은 부교감신경을 자극해 신체적·정서적 이완 효과가 있으며 정서적 안정시 뇌에서 나오는 알파파도 늘린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일본 우에하라 이와오 박사팀의 연구에 따르면 음이온·기압·숲냄새·산소농도·바람 등이 오감을 자극해 면역력을 높인다. 음이온은 물 분자가 공기와 마찰할 때 주로 생성되기 때문에 숲을 걷다가 물살이 빠른 개울가에 앉아서 쉬게 되면 음이온의 건강효과를 듬뿍 느낄 수 있다.

▶숲 거닐고 명상하면 우울증·고혈압에 좋아=숲에서 거닐고 명상하는 ‘숲 치유’는 우울증·고혈압·각종 중독 등 다양한 질환에 적용되고 있다. 국립산림과학원의 연구에 따르면 숲 치유는 고혈압 환자와 우울증 환자의 증상을 개선시켰다. 고혈압 환자는 도시보다 숲에서 거닐 때 뇌의 알파파가 늘어나고, 혈압이 정상수준으로 유지됐다.

평균 수축기 혈압이 128㎜Hg이었는데 숲을 거닌 후 119㎜Hg로 떨어졌다. 도시에선 125㎜Hg로 차이가 거의 없었다. 가벼운 우울증 환자도 숲에서 심리치료를 진행한 결과, 병원보다 효과가 높았다. 우울증 수치가 23.70이던 환자들이 숲 치유 4주 후 11.83으로 크게 낮아졌다. 병원에서 치료받았을 때는 20.32였다.


▶암환자, 숲속에 머문 후 자연살해세포 수 급증=숲을 걸으면 우울증은 물론 암치료에도 효과가 있다는 국내의 연구결과도 있다. 고려대병원과 국립산림과학원이 병원치료가 끝난 유방암 환자를 2주간 숲속에 머물게 한 후 혈액에 어떤 변화가 있는지 살펴본 결과, 숲에 가기 전 암환자의 혈액 속에는 암을 죽이는 면역세포인 자연살해세포(일명 NK세포)가 평균 300개 정도였는데 2주일이 지나자 면역세포는 400개로 무려 30%가 늘었다.

뿐만 아니라 몸속 면역세포를 활성화하는 퍼포린과 그랜자임이라는 호르몬도 2배나 더 분비됐다. 이런 효과는 환자가 숲을 떠난 후에도 2주간이나 지속됐다. 일본에서 직장인들에게 산림욕을 하게 한 뒤 세균에 감염된 세포나 암세포를 제거하는 자연살해세포의 활성도를 조사해 봤더니 산림욕 하기 전에 18%가 나왔고, 산림욕을 한 첫날에는 21%, 둘째 날은 26%로 증가했다는 연구보고도 있다.

▶알코올중독, ADHD, 인터넷중독에도 효과 확인해=숲의 치유효과는 이 밖에도 다양하게 확인되고 있다. 한국녹색문화재단과 한국음주문화연구센터가 600여명의 알코올 중독자에게 숲 치유 프로그램을 진행한 결과, 우울감이 사라졌고, 불안감은 낮아졌다.

자아존중감도 개선됐다.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아동 15명과 어머니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숲 치유 프로그램 이후 아이의 우울증·불안증 수치가 절반 가까이 낮아졌다. 부모의 양육 스트레스도 경감됐다. 인터넷중독 청소년을 위한 프로그램에서도 의미 있는 효과가 나타났다는 보고도 있다.

김태열 기자/kt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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