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DDP, 국보를 품다…‘간송문화전’
[헤럴드경제=이한빛 기자] 이 사람이 아니었다면 우리는 훈민정음(국보 제 70호), 청자상감운학문매병(국보 제68호), 백자청화철재동채초충난국문병(국보 제 294호), 신윤복 혜원전신첩(국보 제 135호)를 비롯한 문화재를 만나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식민지 시절 일본으로 헐값에 팔려나갔을 테고, 기약없는 문화재 환원요청만 계속 했을 것이다. 더 심하게는 문화재의 존재 자체도 몰랐을지도 모른다. 중요한 문화재는 판매자가 원하는 가격을 주기보다 문화재 자체의 가치를 계산해 10배를 주고서라도 입수했던, 대한민국의 대표적 노블리스 오블리제 간송 전형필(1906~1962)의 이야기다. 

오는 21일에 개장하는 DDP(동대문디자인플라자&파크) 배움터 2층 디자인박물관에서 작년 8월 설립된 간송미술문화재단 설립 기념 전시회를 개최한다. 성북동의 보화각에서 1년에 두 차례, 봄ㆍ가을 전시로만 만날 수 있었던 간송의 국보급 컬렉션을 이제 1년 내내 만날 수 있는 것이다. 간송문화재단은 ‘간송문화’ (부제 : 문화보국, 문화로 나라를 지키다)라는 주제아래 1부와 2부로 차례로 전시를 진행한다. 1부 ‘간송 전형필’은 간송의 문화재 수집 일화를 스토리를 풀어낸 전시로 6월 15일까지 열린다. 2부 ‘보화각’은 간송의 주요 소장품을 조각ㆍ회화ㆍ공예 등으로 나누어 장르별로 선보인다. 

1부 전시에는 국보 제 70호이자 유네스코 세계 기록유산으로 등재된 ‘훈민정음 혜례본’이 최초로 대중전시 되며, 현재 심사정의 대폭산수화권인 ‘촉잔도권’ (길이 818㎝ㆍ높이 58㎝)도 최초로 제목과 발문까지 포함한 그림 전체가 공개된다. 또한 1936년 일본에 거주하던 영국 변호사 존 개스비로부터 인수한 ‘청자모자원숭이형 연적’(국보 270호) ‘청자오리형연적’(국보 74호) 등 고려청자 컬렉션도 대중앞에 나선다.

간송의 소장품은 성북동 보화각에서 1970년대 이후 해마다 봄ㆍ가을 정기 전시를 통해 선보여왔다. 애호가들 사이에서는 ‘간송 가는 날’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인기였고, 근 4~5년 사이 일반인들의 관심도 높아져 전시를 보기위해 4~5시간씩 줄을 서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재단 산하 한국민족미술연구소 백인산 연구실장은 “주요 작품은 예전 전시로 전부 공개가 됐다. 하지만 회화사적으로 의미있는 일부 작품 등 비공개된 작품도 있어 앞으로 차근히 보여드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관람료 8000원(학생 6000원).

vicky@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