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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막후실력자 인정 못 받는 김정은, ‘국가수반’ 카드 선택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최근 들어 이전까지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명의로 이뤄지던 다른 국가에 보내는 축전을 자신의 명의로 보내며 대외관계에서도 전면에 나서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헌법상 김영남이 맡고 있던 국가수반을 자신이 맡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김정은이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달리 대외적으로도 국가수반까지 겸하려 하는 것은 유일영도체계 강화와 맞물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건국영웅’인 김일성 주석이나 오랜 후계자 수업을 받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에 비해 권력기반이 취약한 김정은으로서는 명목상이기는 하지만 국가수반을 다른 사람에게 맡기는 것은 부담일 수밖에 없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18일 “김정일 시대에는 김영남이 얼굴마담 역할을 하고 김정일이 막후실력자로 인정받았지만, 지금은 김정은이 국제무대에서 막후실력자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며 “김정은 입장에서는 대외적으로도 최고지도자 이미지를 제고하기 위한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북한의 최고지도자인 김정은이 국가수반을 맡게 되는 것은 정치공학적으로 자연스러운 측면도 있다.

김영남은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 3대에 걸쳐 북한의 대외관계 부문을 총괄해온 2인자였다.

2000년 김대중 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간 남북 정상회담이 끝나고 6·15 공동성명서를 만들 때 김정일이 “북쪽에는 나라를 대표하는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있으니 수표(서명)는 김 상임위원장과 하고 합의 내용은 제가 보증하는 식으로 하면 된다”고 말한 것은 김영남의 위상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대표적인 일화다.

하지만 김정은 시대 들어서는 김영남의 역할도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김정일과 김영남 사이에서는 자연스럽게 역할분담이 이뤄졌지만, 김정은은 장성택 처형 이후 모든 것을 자기중심으로 재편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명목상이라고 하더라도 굳이 김영남을 내세울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김정일 역시 김일성 사후 자신의 시대에 맞는 새로운 권력구도를 만들었다. 김정일은 김일성이 사망한 이후 처음 열린 1998년 9월 제10기 최고인민회의를 통해 아버지 시대의 유물인 주석제와 정무원을 없애고 내각과 내각총리를 신설했다. 명목상 국가수반인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직이 생긴 것도 이때 일이다.

이 때문에 4월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제13기 최고인민회의 1차 회의에서는 김정은이 국가수반을 겸하는 외에도 권력구도를 정비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장성택 처형 이후 김정은 유일영도체계를 강조하고 있는 상황에서 집단지도체제 뉘앙스를 풍기는 국방위 ‘제1위원장’ 명칭을 손질할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다만 일각에선 김정은이 2012년 잇단 정치이벤트를 통해 이미 당·정·군을 장악한 상태이고 장성택 처형 이후 자신의 체제를 운영하고 있다는 이유에서 현재의 권력구도를 크게 고치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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