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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기면 非朴세상, 지면 反朴득세…親朴의 ‘6 · 4 딜레마’
친이계 정몽준 서울시장 당선땐
여권 차기 대권주자 1순위 급부상
경기도 남경필·제주도 원희룡 도전
성공해도 중앙정부와 대립 가능성

패배땐 지도부 압박…주도력 약화
일단 친이밀고 세굳히기…사소취대 전략

“지방선거에서 새누리당의 수도권 압승은 금물이다?”

80일 남짓 앞으로 다가온 6ㆍ4 지방선거를 두고 새누리당 친박계(친박근혜계) 인사 일각에서 나오는 우스갯소리다. 친박과 친이(친이명박계)를 가리지 않고 새누리당이 지방선거에 ‘올인’하고 있는 가운데 이 무슨 홍두깨 같은 소리일까. 친박이 지방선거를 승리과제로 내걸고 있지만 수도권에서 압승을 거둘 경우 후과가 적지 않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는 얘기다.


서울시장 후보로 뛰고 있는 김황식 전 총리ㆍ정몽준 의원과 경기도지사 선거에 출사표를 낸 남경필ㆍ정병국 의원, 제주도지사에 도전한 원희룡 의원은 모두 친박계 인사가 아니다. 그런데 이들이 지방선거에서 승리의 주인공이 되면 박근혜 대통령 임기 1년 반 만에 차기 권력 후보군으로 부각될 가능성이 크다. 이들 모두 중앙정치 무대에서 잔뼈가 굵은, 이름 있는 여당 중진들이기 때문에 선거 결과에 따라서 차기 대권 구도가 크게 요동칠 것이란 관측이 나오기 때문이다.

우선 서울시장 후보로 뛰고 있는 정몽준 의원은 친이계 대표적 대권 주자다. 정 의원은 “서울시장에 당선되면 임기는 마칠 것”이라고 공언했지만 정 의원의 서울시장 도전을 대권 도전을 위한 승부수로 보는 관측이 우세하다. 정 의원이 서울시에 입성하면 여권의 차기 대권 주자 1위로 ‘굳히기’에 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친박 주류의 지원을 받는다’는 하마평이 무성한 김황식 전 총리의 경우 이명박 정부 당시 최장수 국무총리로 재임했던 친이계 인사다. 출마 선언을 하면서 총리 재임 시절 진행됐던 ‘4대강 사업’에 대해 “ 경제 활성화를 위해 필요하고 합당한 사업”이라며 적극 방어하기도 했다. 차기 대권 도전에 대한 질문에 “서울시정 발전을 위해 전념하겠다는 말로 대신한다”며 즉답을 피했다. 정치전문가들은 김 전 총리가 경선 돌풍을 일으켜 여권 후보로 부각되고 서울시장직까지 쟁취하면 단박에 다크호스로 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왼쪽부터) 친이계 정몽준, 친이계 김황식, 쇄신파 남경필, 쇄신파 정병국, 쇄신파 원희룡

새누리당 쇄신파의 대명사로 불리는 남경필 의원도 경기지사에 출사표를 던지면서 선거 결과에 따라 일약 차기 권력 후보군으로 부상할 여지가 생겼다. 제주도지사 유력 후보로 부상한 ‘486’ 정치인 원희룡 의원도 마찬가지다. 이들이 지방선거의 주인공이 되면 지역 기반을 굳히고 중앙 정계를 향해 목소리를 키울 수 있게 된다.

한 친박계 중진 의원은 “4~5명이나 되는 친이ㆍ비박계 인사들이 모두 광역단체장을 맡아버리면 대통령에게 모여야 할 관심이 너무 이른 시기에 분산될 수 있다”면서 “차기 대선을 의식해서 중앙정부와 사사건건 각을 세울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지방선거에서 야권에 승리할 경우 당내 친박에 있어선 더욱 심각한 위기다. 일단 선거에서 지면 친박 주류의 지도부 목소리가 약해지는 반면, 비박계 인사들의 쇄신 요구가 거세지면서 친박의 당내 주도력은 크게 약화될 것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야권 통합신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이 확실한 견제 역할까지 해주면 친박 입지는 좁아질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친박계 의원 사이에선 이른바 ‘사소취대(捨小取大) 전략’으로 선거에 임하자는 목소리가 나온다고 한다. 사소취대란 ‘작은 것을 버리고 큰 것을 취한다’는 의미다. 결국 친이ㆍ비박계 인사가 차기 권력군으로 부상하더라도 이들이 지방선거에서 승리를 거머쥐도록 해야 오히려 친박의 ‘세 굳히기’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이정아 기자/d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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