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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철수 새정치’ 2라운드 개막…600일 묵은 ‘안철수 생각’은 진했다
[헤럴드경제= 정태일 기자]국회의원이 단 2명이었던 새정치연합에서 신당을 꾸리려고 했던 안철수 의원(무소속)이 의원수 126명 민주당과 손잡고 새정치민주연합의 공동창당준비위원회 위원장으로 선출되면서 ‘안철수式 새 정치’가 새 국면을 맞게 됐다. 마침 안 의원이 정치에 본격 입문하던 시절 자신의 생각을 책으로 엮은 지 막 600일이 지난 시점이다. 하지만 600일전 안 의원이 밝힌 사견들이 토씨 하나 안 틀리고 발기취지문 곳곳에 드러나 통합신당 무게추 상당 부분을 안 의원이 쥐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안 의원의 정치인생 서막을 알린 시점으로 ‘안철수의 생각’ 출간일 2012년 7월 19일이 꼽힌다. 지난 10일이 이 책이 세상에 나온 지 딱 600일 되던 날이었다. 600일간 안 의원은 대선출마, 백의종군, 재보선 당선, 새정치추진위원회 설립, 통합신당 창당 발표 등 정치권의 숱한 이슈 한복판에 서있었다.

하지만 그를 둘러싼 주변의 환경은 계속 급변해도 정작 책에서 밝힌 ‘안철수의 생각’은 바뀌지 않았다는 것이 측근들의 전언이다. 책 출간 시점 당시 안 의원 측근으로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는 “사람들은 안 의원이 신당을 추진하며 세력을 만들고 민주당과 손잡으면서 구태 정치를 만든다며 변했다고 말하지만, 사실 그가 처음 갖고 있었던 기본 정치관은 거의 똑같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실제 안 의원이 책에서 밝힌 생각은 단독 신당 추진 당시 밝혔던 새정치플랜으로 그대로 이어졌다. 또 이는 지난 16일 있었던 통합신당 발기인대회 취지문으로도 고스란히 전해졌다.

안 의원은 책에서 3대 키워드로 정의ㆍ평화ㆍ복지를 3대 키워드로 꼽았다. 새정치연합 당시 내세웠던 3대 가치는 정의ㆍ평화ㆍ통합이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창당발기취지문에서 민생ㆍ정의ㆍ복지를 강조했다. 여기에 평화통일을 지향한다고 밝힌 점을 감안하면 안 의원은 600일전 개인적으로 품었던 주요 가치 대부분을 새정치민주연합에 그대로 녹여낸 셈이다.

심지어 안 의원의 기본적인 구상차원이었던 내용은 통합신당의 정책기조로 자리잡기까지 했다. 복지 분야가 대표적이다. 안 의원은 책에서 ‘보편적 복지와 선별적 복지의 전략적 조합’을 제시했다. 그런데 새정치민주연합이 밝힌 창당발기취지문을 보면 “우리는 보편과 선별의 전략적 조합을 통해 우리 실정에 맞는 복지사회를 만들어 갈 것입니다”라고 써 있다. 민주당정강정책인 ‘보편적 복지를 통한 복지국가 완성’이 안철수 생각과 토씨까지 그대로인 ‘보편과 선별과의 전략적 조합’에 후퇴한 셈이다.

이와 함께 책에서부터 안 의원은 민주당의 계파 정치를 견제했다. 그는 “민주당 공천이 정당내부 계파의 이해관계에 영향을 받는다고 느껴 국민에게 지지해달라고 말하기 어려웠다”고 썼다. 창당발기인대회서 안 의원은 “정치혁신을 위해서 많은 것을 고민하고, 많은 것을 내려 놓아야 한다”는 말을 가장 먼저 했다. 이 역시 안 의원 의식 한켠에 자리잡은 ‘계파=기득권’이 라는 관계도가 반영됐다는 분석이 따른다.

정태일 기자/killpa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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