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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쉼표> 아프리카 오지의 원격의료
‘트리스탄(Tristan) 프로젝트’라는 게 있다. 트리스탄은 남아프리카 서남부 케이프 타운에서 서쪽으로 2700㎞나 떨어진 외딴 섬이다. 육지에서 배를 타면 일주일은 가야 겨우 도착할 수 있는 곳이다. 그런데 남대서양의 이 오지 섬 사람들이 세계적 수준의 의료 서비스를 받고 있다면 믿을 수 있을까.

트리스탄은 부자 섬도 아니다. 오히려 의사와 변변한 병원이 없어 진료는 꿈도 꾸지 못했던 곳이다. 그럼에도 첨단 의료 서비스가 가능했던 것은 IBM의 글로벌 프로젝트 덕분이다. IBM은 비콘이쿼티파트너스라는 투자기업과 손잡고 피츠버그대학 의료센터 등과 연계해 이곳에서 ‘원격 의료’를 펼치고 있다. 전 세계 의료전문가들은 위성통신, 환자 기록 원격 전송기술 등 통합된 의료 시스템을 공유한다. 이를 통해 환자의 상태를 실시간 파악해 현지 의사들의 정확한 처방과 진료를 돕는다.

우리나라에서도 부쩍 원격의료니 원격진료니 말들이 많다. 원격의료는 정부 의료 선진화 방안의 한 축이며 의료 파업의 배경이기도 하다. IBM 프로젝트는 보다 진전된, 광의의 원격의료라 할 수 있다. 우리는 이제 겨우 원격진료를 할지 말지를 놓고 싸우는데, 글로벌 기업들은 통 크게 첨단 원격의료서비스를 이미 시험하고 있다. 우리 의료산업이 얼마나 걸음마 수준인지 보여주는 것이라 영 개운치 않다. 


원격의료는 취약지역 주민과 노인, 장애인들이 편하게 진료받게 하자는 소박한 시도에서 출발했다. 처음부터 ‘서비스’의 개념인 것이다. 그런데 이를 누구한테는 약이고 누구한테는 독이다 식으로 영리적으로 접근하면 답이 안 나온다. 싸움만 있을 뿐, 결국 피해자는 환자들이다. 정부와 의료계가 기본에 충실한 묘책을 내놓을 때다.

조진래 논설위원/jj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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