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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ㆍ캐나다 FTA 체결…대한민국 경제에 어떤 효과 있나?
[헤럴드경제=허연회 기자]한ㆍ캐나다 자유무역협정(FTA)은 2005년 7월 첫 협상을 시작한 이래 9년만에 빛을 보게됐다. 한ㆍ캐나다 FTA 체결로 우리 기업들은 캐나다 시장에서 가격경쟁력을 확보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캐나다 역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이외 아시아국가로는 한국과 처음으로 FTA를 체결했다. 경제적으로 한국의 중요성을 인정한 셈이다. G8 회원국인 캐나다는 세계 11대 경제대국으로 우리나라와는 100억달러 내외의 교역규모를 기록하고 있다.

▶자동차ㆍ자동차부품ㆍ타이어 등 수출 늘 듯=대 캐나다 자동차 수출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기준 한국은 캐나다에 22억2700만달러 규모의 자동차를 수출했다. 캐나다 전체 수출액의 42.8%가 자동차다. 현대ㆍ기아자동차의 경우 지난해 국내에서 생산해 캐나다로 보낸 자동차는 모두 11만7000대. 현대차는 엑센트, 아이30, 투싼이 인기 차종이고, 기아차는 프라이드, K3, K5의 인기가 높다. 미국에서 생산해 캐나다로 보내는 차량은 9만3000대 가량이다. 미국에서 생산한 차량의 경우 관세 인하 효과를 볼 수 없고, 국내에서 수출한 11만7000대만 관세 철폐효과를 볼 수 있다. 현재 캐나다는 한국산 자동차에 6.1%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이번 FTA 체결로 관세는 실질적으로는 24개월만에 철폐된다. 당연히 캐나다와 FTA가 체결되지 않은 일본이나, 유럽산 자동차에 비해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게 됐다. 또 이미 FTA를 체결한 미국산 자동차와도 동등한 위치에서 수출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자동차부품은 6.1%, 타이어는 7%의 관세가 부과되고 있지만 향후 3~5년 사이 철폐될 예정이라 이들 품목에 대한 수출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섬유ㆍ기계ㆍ전자제품 등도 방긋=캐나다로 수출되는 섬유의 경우 높은 관세가 장벽이 돼 왔다. 평균 5.9%, 최대는 18%의 관세가 캐나다 수출 섬유 제품에 부과됐다. 섬유 제품 역시 향후 3년내 철폐될 예정이다. 특히 섬유의 경우 한ㆍ미 FTA의 원사 기준보다 완화돼 향후 수출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냉장고 세탁기 등 가전제품이나 섬유ㆍ화학기계의 경우도 3~5년 내 관세가 철폐돼 수출확대가 예상된다.


▶문제는 ‘농축산물’ 분야=호주산 쇠고기에 이어 캐나다산까지 2030년께 무관세로 일제히 국내시장에 들어오게 될 예정이다. 당연히 국내 축산농가의 반발이 예상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민감 품목인 농축수산물 부문은 비교적 보수적인 수준에서 협상이 이뤄졌다고 평가하고 있다. 농축수산물 가운데 양허제외, 즉 현재의 관세가 유지되는 품목은 쌀, 분유, 치즈, 감귤, 인삼 등 211개 품목이다. 꿀, 대두, 맥아, 보리 등 11개 품목은 저율관세할당(TRQ)이 부여됐다.

양허제외 품목 수로 보면 한ㆍ호주 FTA(158개)보다 훨씬 많다. 한ㆍ미 FTA(16개), 한·EU FTA(42개)와 비교하면 농축수산물 시장개방 수준을 크게 낮췄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최대 관심품목인 쇠고기는 40%의 관세를 발효 후 매년 2∼3%씩 단계적으로 낮춰 15년 차에는 완전 철폐하기로 합의했다. 당연히 국내 축산업계의 피해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한ㆍ호주 FTA에서의 쇠고기 수입 조건과 일치한다. 이에 따라 한ㆍ호주 및 한ㆍ캐나다 FTA가 내년 중 동시 발효된다고 가정하면 2030년에는 호주ㆍ캐나다산 쇠고기가 일제히 무관세로 국내 시장에 들어와 국내 시장의 상당부분을 미국, 호주, 캐나다산 쇠고기가 점령할 가능성이 커졌다.

▶한ㆍ캐나다 FTA 왜 빨라졌을까=9년을 이끌었던 한ㆍ캐나다 FTA. 2005년 7월 시작됐던 한ㆍ캐나다 FTA 협상은 광우병 발생으로 캐나다산 쇠고기 수입이 중단되면서 협상도 중단됐다.이 후 5년 8개월 동안 협상이 중단됐고, 2012년 1월 쇠고기 수입이 재개된 후 10개월 만에 양측 협상단이 만나게 됐다.

다만 한국시장을 놓고 미국은 물론 호주까지 FTA를 체결하자 캐나다는 조바심이 났고, 결국 빠르게 협상을 진행해 이번 타결까지 이르게 됐다. 특히 동북아 시장에서 한국 시장이 계속 커가고 있는 모습을 깨달은 캐나다가 일본이나 중국을 제치고 한국과 FTA를 체결해야 한다는 전략적 포석까지도 포함돼 있었다.

최경림 통상차관보는 “한국이 일찌감치 미국·EU 등과 높은 수준의 포괄적 FTA를 체결하는 등 전략적인 중요성을 고려해 일본에 앞서 한국을 FTA 파트너로 선택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okidok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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