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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쉼표> 노예 12년
아카데미영화상 역사상 흑인 감독으로선 처음으로 올해 작품상을 받은 스티브 맥퀸의 ‘노예 12년’은 덕목이 많은 영화다. 자유와 정의라는 가치를 한 개인의 문제로 풀어내고 있다는 점에서 다분히 미국적인 영화지만, 등장인물들이 당대의 다양한 전형을 보여주고 있고, 특히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는 인간의 투쟁을 잘 드러내고 있다.

영화는 행복한 가정을 이끌어가다 노예상인에 납치돼 12년 동안 끔찍한 삶을 산 솔로몬 노섭의 자서전을 바탕으로 했다. 실화에 바탕을 두고 있지만 등장인물들이 다양하다. 온정적인 농장주와 포악한 노예 관리자, 술과 여색을 탐닉하는 농장주, 노예로 살기보다 싸우다 죽겠다는 흑인 투쟁가, 한탄하며 살아가는 흑인 등 시대의 전형들이 등장한다.

무엇보다 강한 인상을 남기는 것은 노섭이 고통을 이겨낼 수 있었던 힘은 바로 자유를 되찾을 수 있다는 희망이었다는 메시지다. 노섭은 “넌 그저 노예일 뿐이야”라는 노예상인의 말에 “나는 노예가 아닙니다”라며 자신의 정체성을 확인한다. 그는 끔찍한 고통 속에서도 “절망에 빠져있지 않을 거야. 자유의 기회가 올 때까지 버틸 거라구” “살아남고 싶은 게 아니라, 살고 싶은 거야”라며 희망을 버리지 않았고, 끝내 자유를 쟁취한다.


사는 게 아무리 힘들더라도 희망이 있는 한 버티어 낼 수 있다. 절망을 몰아낼 수 있는 것은 희망뿐이다. 희망을 버리는 순간 생존의 마지막 힘을 잃게 된다. 최근 생활고에 지치고 처지를 비관한 사람들의 자살 소식이 잇따라 들리고 있다. 한국은 아직도 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다. 희망이 없기 때문이다. 희망을 키우는 사회가 절실하다.

이해준 디지털서비스 본부장 hj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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