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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길용 기자의 貨殖列傳> ‘모진 풍파’ 59 · 60년생…그들에게 뜨거운 박수를…
우리나라 기상관측 사상 최악의 태풍은 ‘사라’다. 민족의 명절인 한가위에 무려 1000여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1959년의 일이다. 우리나라 최초의 ‘성공한’ 시민혁명은 ‘4ㆍ19혁명’이다. 이날 경무대 앞에서 경찰의 총에 21명이 숨지고, 172명이 다쳤다. 1960년의 일이다. 1959년과 1960년생들은 정말 어려운 때 태어난 셈이다.

이뿐 아니다. 이들은 성인이 되자마자 ‘10ㆍ26사건’, ‘12ㆍ12사태’를 겪어야 했고, ‘5ㆍ18민주화운동’ 때는 한참 피끓는 청춘이었다.

1987년 ‘민주화 개헌’을 이끌어 내는 데도 당시 신입사원이던 59ㆍ60년생들은 ‘넥타이 부대’의 선봉에 섰다. 그리고 1997년 외환위기 극복 때는 가장 일 많이 해야 하는 과장, 차장들이었다.

지난해 국회에서 현재 55세인 정년을 60세로 늘리는 법안을 만들 때 59ㆍ60년생들은 찬밥 취급을 받았다. 2016년으로 시행시기를 늦췄기 때문이다.

때문에 이들은 졸지에 2014년, 2015년에 직장생활을 끝내야 할 처지가 됐다. 고작 한 해 늦게 태어났을 뿐인데, 1961년생들은 이들보다 무려 예닐곱 해는 더 정년이 길다.

어떤 경우에는 같은 때, 심지어 더 늦게 입사하고도 나이 때문에 더 일찍 퇴직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이만저만 억울한 게 아니다.

그래서 삼성이 정년을 55세에서 60세로 늘리기로 한 결정은 참 잘했다. 삼성보다 앞서 자발적으로 정년을 늘리기로 한 다른 대기업들에도 다시 한 번 박수를 치고 싶다.

나랏일 한다는 정치인들의 변변치 못함을 기업들이 메워준 셈이다.

그런데 간신히 정년 위기에서 탈출한 이 59ㆍ60년생들은 임금피크제를 적용받는 첫 연령대가 될 가능성이 크다.

1958년생은 올해 56세니 정년 55세 회사에서는 이미 퇴직대상이다. 임금피크제와는 상관없다. 1959년생은 2015년에, 1960년생은 2016년에 56세가 된다.

날 때부터 고생하고 살면서도 모진 풍파 적잖이 겪었는데, 이제 임금피크제의 전도사 역할까지 맡게 되니 한편으로는 미안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기대도 건다.

효율의 입장에서만 보면 기업들에 정년연장은 부담 요소다. 하지만 사회적 역할을 감안해 자발적으로 이를 수용했다. 임금피크제는 기업들의 통큰 결정에 반드시 따라야 할 대가다.

제대로 자리잡지 못하면 정년연장은 유명무실해지고, 50대들은 또다시 구조조정 ‘0순위’가 될 게 뻔하다. 59ㆍ60 파이팅이다. 

ky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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