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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쉼표> 스포츠 선수들의 귀화
김하늘이라는 남자 양궁선수가 있었다. 2003년 뉴욕선수권 우승자인 그는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 실패하고 차기 국가대표마저 어렵게 되자 호주로 귀화했다. 그리고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호주 대표로 출전했다. 결과는 32강 탈락. 소치올림픽의 안현수처럼 성공했다면 먼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을 이름이다. 여자 선수 엄혜련도 2007년 일본으로 국적을 바꿔 2012년 런던올림픽 양궁 여자 단체전 동메달을 이끌었다.

여자 유도에는 오귀자 선수가 있다. 1984년 아시아선수권 동메달, 후쿠오카 국제대회 은메달을 딴 기대주였다. 특히나 당시는 88서울올림픽에 여자 유도가 시범종목 채택을 앞둔 상황이었다. 그러나 더 나은 환경을 찾아 17세 나이로 일본에 귀화했다. 181㎝ 장신의 청소년 배구 대표였던 재일동포 요시노 선수도 일본으로 귀화해 80년대 국가대표로 활약했다. 정부가 장학금까지 약속하고 붙잡으려 했으나 일본의 물량공세를 당할 수 없었다.

이 밖에 안현수와 비슷한 파벌의 희생양으로 주목받다가 이제는 ‘추사랑 아빠’로 더 유명해진 유도의 추성훈, 국제 시합 도중 감독 지시를 어기고 자진 강판했다는 이유로 무기한 출전정지 처분을 받자 미국으로 귀화해버린 야구 백차승 등이 있다. 모두 자신이 평생 해 온 운동으로 성공하고 싶다는 일념으로 어려운 결정을 한 한국인이다.

스포츠 귀화는 이제 글로벌 트렌드다. 유럽에선 이미 일상이고, 일본과 중동국가도 20여년 전부터 우수선수를 대거 영입해 국가대표로 뛰게 한다. 평생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국적까지 바꾸는 선수를 어찌할 순 없다. 하지만 적어도 파벌과 차별이 그 이유가 되지는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조진래 논설위원/jj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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