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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쉼표> 승부사의 멘탈
부득탐승(不得貪勝). ‘돌부처’ 이창호가 바둑인생 30년을 걸으면서 체득한 깨달음이다. 승리를 욕심내면 아무것도 얻지 못한다는 의미로, 궁극적으로 이기려면 버리는 법을 알아야 한다는 뜻이다.

“결정적인 순간일수록 압박감은 심해진다. 그때는 골프를 생각하지 않고 성경 구절을 암송한다.” 한국 남자 골프의 간판 최경주의 승부 대처법이다. 그는 다른 선수들이 걸어가면서 다음 샷을 생각할 때 마음속으로 찬송가를 부르고, 성경 구절을 외우며 불안을 잠재운다.

‘경기 전 5분 집중.’ 빙속여제 이상화의 마인트 컨트롤 기법이다. 선수들은 큰 경기를 앞두고 지나치게 오래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다 정작 경기 때 집중력이 떨어져 큰 실수를 하기도 한다. 이상화는 경기장 컨디션 등 꼭 확인해야 할 리스트를 만들어 경기 5분 전 집중 점검한다. 마지막 5분을 매니지먼트하는 것, 이게 철벅지만큼 단단한 이상화의 얼음심장을 만든 비결이다.


소치 동계올림픽의 첫 메달주자로 관심을 모았던 이승훈이 고개를 떨궜다. 특유의 막판 스퍼트도 보여주지 못했다. 그는 “소치에 온 뒤 잠을 제대로 못 잤다. 올림픽은 역시 특별했다”며 심리적 불안을 이기지 못했음을 고백했다.

김연아의 라이벌인 일본의 아사다 마오. 연습 때만 해도 비장의 무기인 트리플악셀을 4번 모두 성공했으나 정작 단체전에서는 엉덩방아를 찧고 3위에 그쳤다. 실전을 연습처럼 못하는 고질적 문제가 또 도졌다.

이들과 달리 김연아ㆍ모태범은 연습 때보다 실전에서 탁월한 성적을 내왔다. 어떤 환경에서도 평상심을 유지할 수 있는 강심장이 비결이다. 결국 승부는 타자와 하는 게 아니라 자기 자신과의 싸움인 셈이다. 

문호진 논설위원/mh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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