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데스크칼럼]‘국제 인맥’ 자고나면 쌓여지는게 아니다-김형곤 금융투자부장
지난달 초 한국을 처음 방문한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만인을 제쳐두고 만난 사람이 바로 윤증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이다.

아시아 회원국 순방 일정에 맞춰 한국에 고작 이틀 머무는 동안, 식사로 따지면 네 번 가운데 한끼를 기꺼이 할애했다.

IMF 총재가 분초를 다투는 공식 일정 가운데 시간을 쪼개서라도 비공식 조찬을 가진 이유는 다름아닌‘친분’이다.

두 사람의 인연은 각별하다. 2011년 2월 프랑스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 때 라가르드 총재가 통상적인 미팅 룸이 아닌 본인이 묵는 방으로 윤 전 장관을 초대했고, 차가 막힌다고 윤 전 장관에게 세느강을 건널 수 있는 개인 전용 보트를 내 준 것은 유명한 일화다.

그 해 5월 라가르드가 IMF 총재 자리에 출사표를 던지자 윤 전 장관은 기꺼이 공개 지지했다.

국내에서 두터운 글로벌 인맥의 소유자를 꼽으라면 단연 사공일 세계경제연구원 이사장이다.

나이 40대에 맡은 청와대 경제수석과 재무부 장관의 경력을 묵히지 않고 퇴임 후 세계경제연구원을 운영하면서 세계 석학과 글로벌 경제거물들과 정력적으로만나왔다. MB정부때는 국가경쟁력강화위원장과 G20 서울정상회의 준비위원장, 무역협회장 등을 맡으면서 대외창구의 수장 역할을 톡톡히 했다.

최근 만난 민간연구소장은 국제 오피니언 리더 사회에서 사공 회장만큼 국제 인맥이 두터운 인물은 우리나라에 없다고 잘라말했다.

세계경제연구원이 초청한 해외 석학들은 거의 모두 ‘사공일’이름 석자를 보고 방한했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2010년 가을 G20 서울 정상회의의 성공적인 개최에는 이같은 ‘사공일-윤증현’의 조합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것이 전반적인 평가다.

또다른 국제통으로는 신제윤 금융위원장과 현재 국제통화기금(IMF)에서 한국인 최초의 고위직인 아시아태평양국장으로 활약중인 이창용 전 금융위 부위원장이 꼽힌다.

산업자원부 장관과 국회의원을 지낸 정덕구 니어재단 이사장은 현역 은퇴후 중국에 대한 활발한 연구 활동으로 현재 대표적인 중국통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웃 일본에서는 양적완화에 여념이 없는, 아시아개발은행(ADB) 총재 출신의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 역시 대장성(재무부) 관료 출신이지만 국제 인맥이 두텁다.

그런데 한국은행 총재는 어떤가?

김중수 총재가 오는 3월 말로 임기가 끝나지만 후임 총재는 아직도 오리무중이다.

세계의 중앙은행인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쟈넷 옐런 차기 의장을 일찌감치 지명한 것과는 많이 대비된다.

신흥국의 금융위기가 반복되는 현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중앙은행장끼리의 협력은 매우 중요하다.

특히 한은 총재는 이번부터 국회 청문회도 통과해야 한다.

해박한 금융 지식과 시장과의 소통 능력, 국내외 경제 흐름을 꿰뚫는 예민한 감각 등 차기 한은 총재에 대한 주문이 많다.

하지만 차기 총재 지명 후 청문회 통과하기도 바쁜데 언제 명함 파서 국제 거물들과 교류할 수 있을지 막막해만 보인다.

kimhg@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