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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추신수 성공 키워드는 도전과 승부근성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는 추신수 선수가 마침내 몸값 ‘1억달러의 사나이’ 반열에 들어섰다. 추 선수가 텍사스 레인저스팀의 유니폼을 입는 조건으로 7년간 1억3000만달러(한화 약 1379억원)에 합의했다는 낭보가 지난 휴일 태평양을 건너 날아온 것이다. 철도파업과 공권력 투입, 무능한 정치권, 북한에서 휘몰아치고 있는 피의 숙청 등 어둡고 뒤숭숭한 연말 우리 사회에 한 줄기 빛을 던지는 유쾌한 소식이 아닐 수 없다.

텍사스와 추 선수의 계약을 뜯어보면 그가 얼마나 대단한 일을 했는지 잘 알 수 있다. 우선 추 선수가 받게 될 돈은 역대 메이저리그 27위다. 추 선수의 포지션인 외야수만 따지면 여섯 번째다. 세계에서 제일 야구를 잘하는 선수끼리 경합해도 그의 앞에 선 선수는 불과 몇 명에 지나지 않는다는 얘기다. 물론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아시아 선수 중에선 단연 최고 기록이다. 지금까지 1억달러 고지를 밟은 아시아권 선수는 아무도 없다. 살아있는 일본 야구의 전설로 불리는 스즈키 이치로(뉴욕 양키스)도 9000만달러에 그쳤다. 경제적 가치로 환산해도 2만달러짜리 자동차 6500대를 수출한 것과 같은 효과다. 우리 야구를 보는 달라진 세계의 시각과 한껏 높아진 미국 거주 우리 교민의 자긍심은 덤이다.

하지만 아메리카 드림을 일군 추 선수를 주목하는 것은 결코 돈 때문만은 아니다. 낯설고 물선 미국땅에서 끝없는 도전정신과 승부근성, 그리고 근면과 성실로 숱한 난관을 극복했다는 점이다. 부산고를 졸업한 그는 2001년 지역 연고가 있는 국내 프로야구단에서 1순위 지명을 받았다. 국내에서 활동한다면 탄탄한 미래가 사실상 보장된 셈이다. 하지만 추 선수는 이를 단호히 거부하고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월 급여 1400달러(약 150만원)짜리 마이너리그 선수인 그의 생활이 어떤지는 긴 설명이 필요치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결코 낙담하지 않았다. 아침부터 밤까지 이를 깨물고 연습을 거듭하며 오직 실력으로 승부했다. 그리고 더 큰 꿈을 이루며 이 자리에 섰다.

이제 제2, 제3의 추신수가 나와야 한다. 비단 야구와 스포츠에 국한된 얘기가 아니다. 사회 각 분야에서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고, 끈질긴 승부근성과 집념으로 그 벽을 넘어서는 우리 젊은이가 더 많이 나오기를 기대한다. 중요한 것은 그들이 열번, 백번 실패를 해도 성공할 때까지 기회를 주는 사회적 분위기 형성이다. 도전하는 젊은이가 넘쳐나는 사회야말로 건강하고 미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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