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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북한이 예고없이 타격하겠다며 뿔난 이유
북한의 내부사정이 급변하는 가운데, 북한이 19일 남한을 향해 “예고 없이 타격하겠다”는 내용의 협박성 전화통지문을 보내왔다. 일부 보수단체의 반북시위에 대한 반발이라고 한다. 특이한 것은 최고지도자 김정은이 제1위원장으로 있는 국방위원회가 직접 자신의 명의로 우리 대통령 자문기구인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앞으로 판문점 채널을 통해 전통문을 보내왔다는 점이다. 눈여겨볼 사안이다.

북한이 문제 삼고 있는 내용도 다름 아닌 ‘최고존엄’에 대한 훼손문제다. 지난 17일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2주기에 맞춰 남한 보수단체들이 서울 광화문 사거리에서 북한을 규탄하는 시위를 벌인 것을 지목하고 문제 삼은 것이다. 그날 시위는 대한민국어버이연합ㆍ남침용땅굴을 찾는사람들ㆍ납북자가족모임ㆍ엄마부대 봉사단ㆍ탈북난민인권연합 등 5개 보수단체가 주도했다. 이들은 “고모부를 잔인하게 처형해 세계적 악마의 자리에 오른 김정은이 이젠 노골적으로 대남위협에 나서고 있다”며 김일성-김정일-김정은 삼부자의 화형식을 했다.

북한의 대남도발 위협이 가중되고 있다. 북한은 지난달 연평도 포격도발 3주년을 맞아 우리 군의 사격훈련에 대해 “북한 영해에 포탄이 한 발이라도 떨어지면 남한은 불바다가 될 것”이라고 협박했다. 지난봄에는 남한 보수단체들이 김정은 사진을 붙인 모형을 불태우자 우리 정부에 직접 사과를 요구하기도 했다. 대남 협박 경로는 전통문보다는 주로 노동신문이나 조선중앙방송 또는 조선중앙통신 등을 통했지만 중대 사안에는 이번처럼 권부 간에 직거래를 해 온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도발위협이 누적돼 실제 행동으로 분출될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설마가 사람 잡는다’는 말을 우습게 여기다 낭패 본 적이 한두 번이 아닌 게 대북문제다.

먼저, 우리 스스로 되돌아볼 점이 있다. 아무리 북한 지도층에 대한 감정이 남다르다고 하더라도 요즘같이 민감한 때에 그것도 수도 서울 한복판에서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화형식을 굳이 했어야 했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 이는 거꾸로 우리 스스로 더 성숙해야 할 여지가 많다는 의미도 된다.

무엇보다 안보가 위중한 때다. 김관진 국방장관도 1~3월 도발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우리 사회는 정쟁에, 분규에 혼란만 커지고 있다. 이럴수록 대북 경계태세를 강화하는 한편 불필요하게 북한을 자극하는 경박한 처신도 삼가는 게 옳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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