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윤현종 기자］건설 경기의 장기 침체로 올해 국내 건설사들의인수ㆍ합병(M&A)이 지지부진한던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올해 매각을 추진한 국내 100위권내 건설사는 쌍용건설, 벽산건설, 남광토건, 동양건설산업, LIG건설 등으로 이 가운데 M&A에 뚜렷한 진척을 보인 곳은 벽산건설이 유일하다.

벽산건설은 10일 카타르 알다파그룹의 투자전문 계열사 아키드 컨설팅이 주도하는 아키드 컨소시엄과 인수대금 600억원에 인수합병(M&A) 본계약을 체결했다. 벽산건설을 제외한 나머지 기업은 아직 이렇다 할 움직임이 없어 건설사들의 M&A는 해묵은 숙제가 될 전망이다.

최근 군인공제회의 채권 가압류로 생사의 기로에 놓인 쌍용건설은 올해 독일계 엔지니어링업체인 M+W와 수의계약 협상을 벌였으나 매각금액에 대한 이견으로 무산됐고 지난 10월 공개 경쟁입찰에선 신청자가 한 곳도 없었다. 쌍용건설은 현재 채권단과 군인공제회의 줄다리기가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한채 법정관리 가능성마저 거론되고 있어 내년 몸값이 더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쌍용건설 관계자는 그러나 “채권단의 출자전환이 이뤄지면 우발채무를 다 털어내고 국내 관급 공사, 해외 공사는 다 수익으로 남게된다”며 “이번 위기만 잘 넘기면 내년에는 M&A에 이점을 안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해외 공사에서 강점을 쌓아온 쌍용건설에 관심을 두고 있는 국내외 업체들이 상당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관측이다.

남광토건은 매각주관사로 삼일회계법인을 선정하고 M&A를 추진하고 있으나 아직구체적인 매각 일정은 잡지 못하고 있다. 남광토건 관계자는 “시장 분위기가 좋지 않을뿐 아니라 매각 공고를 냈다가 입찰자가 없으면 평판만 나빠질 수 있기 때문에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5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노웨이트 컨소시엄이 중도금을 내지 않아 M&A 본계약이 해지된 동양건설산업은 올해 들어서만 4번째 공개매각 입찰이 유찰됐다. 게다가 최근 최대주주인 삼부토건이 보유 지분 전량을 처분해 추후 매각 작업 역시 난항을 겪을 공산이 크다고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김현아 건설산업연구원 건설경제연구실장은 건설사들의 내년 M&A 성사 전망에 대해 “매물은 많이 나와 있지만 국내외 모두 경기가 좋지 않아 내년에도 매수자들의여력이 있을지 의문”이라며 “해외 공사를 겨냥해 플랜트 관련 인력을 빼내가고 싶어하는 업체는 일부 있겠으나 경기 상황을 감안할 때 통채로 회사를 사겠다고 나서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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