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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리즘 - 최남주> 낮잠자는 부동산활성화법 모두 깨워라
공동주택의 수직증축 리모델링 허용을 골자로 한 주택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주택업계가 그토록 요구했던 주택 취득세율 영구 인하도 지방세법 개정안 국회 통과로 가능해졌다. 정해진 시간표대로라면 내년 4월부터 15년 이상 된 공동주택은 최대 3개층까지 증축이 가능하고, 최대 15%까지 가구 수도 늘릴 수 있게 된다. 1가구 1주택자가 전용면적 85㎡ 이하 또는 6억원 이하 주택을 분양받을 경우 향후 5년간 양도세 면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8ㆍ28 대책 이후 매입한 주택에 대해선 취득세도 영구 인하된다.

어디 이뿐인가. 1%대 초저금리 대출을 지원하는 공유형 모기지도 1만5000가구로 종전보다 5배나 늘렸다. 정부가 부동산시장 활성화를 위해 내놨던 정책들이 하나 둘씩 세상 나들이를 시작한 것이다.

당장 분당을 비롯한 수도권 1기 신도시는 물론 서울 강남과 목동 등의 중층아파트를 중심으로 리모델링 움직임이 활발한 것 같다. 서울과 수도권 일대 중소형 주택의 거래가 살아나고 가격도 꿈틀거린다는 소식이 들린다. 이번 주택법 개정안 등이 부동산 경기가 살아나는 터닝포인트라고 단언할 순 없지만 꽁꽁 얼어붙은 부동산 시장에 신뢰를 주기 충분한 것 같다.

부동산 개정안 통과는 정쟁만 일삼던 국회가 여론을 의식해 어쩔 수 없이 통과시킨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그래도 늦은 감은 있지만 환영할 만한 일이다. 사실 여의도는 원성의 대상이었다. 4ㆍ1, 8ㆍ28 등 부동산 경기를 살리기 위해 내놓은 수많은 정책이 국회에서 발목이 잡혀 빛을 보지 못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했기 때문이다. 오죽했으면 건설 및 주택관련 단체들이 국회의사당에 우르르 몰려가 집단시위하고, 경제부처 장관들마저 국회의원을 찾아가 주택법 개정안 통과를 읍소하는 촌극을 벌였을까.

이번 주택법 개정안 등의 국회 통과에도 불구하고 부동산시장 깊숙이 자리잡은 불신을 100% 씻어내기엔 갈 길이 아직 멀다. 국회의 높은 문턱을 넘지 못한 부동산 정책들이 여전히 낮잠을 자고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 경기를 살리겠다는 확실한 시그널을 주기 위해선 추가적 조치가 필요하다.

주마가편(走馬加鞭)이라는 옛말이 있다. ‘달리는 말에 채찍을 가한다’는 이 말은 ‘힘이 좋을 때 더욱 힘을 보탠다’는 뜻이다. 요즘 부동산 시장에 꼭 필요한 격언이 아닌가 싶다. 부동산 시장이 조금씩 살아나려 꿈틀거릴 때 힘을 보탤 수 있는 2단계 에너지가 필요한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국회에서 낮잠 자고 있는 부동산 관련 정책을 모두 깨워야 한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및 분양가 상한제 폐지, 총부채상환비율(DTI) 완화 등 여의도에서 낮잠 자는 부동산 정책은 아직 많다.

현재 부동산 시장의 기상도는 맑음보다는 비온 뒤 흐림이다. 상황에 따라 소나기가 올 수 있고 뜨거운 햇볕이 내려쬘 수도 있다는 얘기다. 최근 주택법 개정안 국회 통과 이후 이런 저런 좋은 소식이 들리지만 부동산 경기를 온전히 살리기엔 아직 역부족인 듯하다. 주택사업환경지수가 3개월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는 말이 들리고, 전세대란을 우려하는 소리도 여전하다. 다시 말하지만 부동산 경기는 살려야 한다. 주마가편의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또다시 국회가 응답할 차례다. 

최남주 경제부 부동산팀장 calltax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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