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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지금이 4년이나 남은 대권 운운할 때인가
지난 대선 때 민주당 후보였던 문재인 의원이 연일 차기 대권을 말하고 있다. 마치 대선을 앞둔 후보라는 착각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며칠 전에는 기자간담회를 갖고 대선 재출마 가능성을 물씬 풍기더니, 9일에는 자신의 정치적 입장을 담은 책을 출간한다고 한다.

미리 공개한 ‘1219, 끝이 시작이다’란 제목의 책 내용 일부를 보면, 문 의원은 “2012년 이루지 못한 것이 2017년으로 미뤄졌다고 생각한다”며 “저와 민주당이 다시 희망과 믿음을 만들어나가고 싶다”고 했다. 자신의 대선 패배 원인에 대해서는 “평소 실력 부족이었다. 여기에 국정원의 대선공작과 경찰의 수사결과 조작 발표 등의 관건 개입이 더해졌을 뿐”이라고 했다. 말하자면 부족함과 잘못을 바로잡아 정권교체의 선봉이 되겠다는 의미다.

문 의원의 최근 행보는 마치 미리 짜여진 일정표 대로 눈치 안 보고 걸어가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안철수 무소속 의원이 신당 창당을 구체화한 시점과 맞물려 있다는 점에서 야권의 대표성을 놓고 촌보의 양보도 없이 치열하게 경쟁하겠다는 선언이나 다름없다. 문 의원은 이명박정부보다 더 절망적인 퇴행을 보이고 있다며 박 대통령을 정면으로 비판하면서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사임한 닉슨 전 미국 대통령 사례마저 거론하기도 했다.

물론 정치인이 정치를 말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정도는 분명 있어야 한다. 문 의원은 대권 실패와 관련해 자기의 실력 부족을 분명 인정했다. 그렇다면 보다 확실하게 선을 긋고 대내외에 천명해야 한다. 나라꼴이 이 모양이 된 것이 무엇 때문인가. 문 의원은 현역 국회의원이기 전에 민주당 대선후보였다 대권에 실패한 정치인이다. 차기에 대한 미련을 벌써 드러내기보다 실패로 인한 당내 혼란을 바로 잡고 미래를 향해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하는 것이 국민에 대한 도리다. 가능하면 더 은인자중하며 실패의 원인을 차근차근 되짚어 실력을 쌓는 것이 지지자들에 대한 도리다.

분명하게 짚고자 하는 것은 시기의 문제다. 과연 지금이 4년이나 남은 대권을 놓고 이러쿵저러쿵 정치적 입장을 내놓을 때냐는 것이다. 정기국회 마감일(10일)이 다가오는데도 본회의에서 처리된 법안은 단 한 건도 없는 것이 대한민국 정치의 현 주소다. 새해 예산안의 법정처리 시한은 이미 물 건너 가버렸다. 무엇하나 제대로 되는 것이 없다. 하찮은 일상사에서도 때가 성패를 가늠한다는데 하물며 국가 미래와 운명이 걸린 대권이라면 더 말해 무엇 하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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