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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지붕 두가족 ‘부분임대 아파트’의 눈물
[헤럴드경제 = 박일한 기자]지난달 분양한 경기 안성시 ‘롯데캐슬 센트럴시티’아파트. 이 아파트는 중형 크기인 전용면적 77㎡에 ‘부분임대형’ 평면을 적용해 화제가 됐지만 분양 성적은 신통치 않았다. 160가구가 공급됐지만 달랑 49명만 청약해 111가구나 미달됐다. 부분임대형 평면이 분양에 별 도움이 되지 않았던 셈이다.

아파트의 주거 공간 일부를 독립된 현관과 주방, 화장실, 욕실 등으로 꾸며 임대를 할 수 있도록 한 부분임대형 평면이 관심을 모으고 있지만 정작 시장 반응은 ‘시큰둥’하다. 불확실한 수익성과 사생활 침해 등이 우려된다는 게 부분임대형 주택가 인기를 얻지 못하는 주된 이유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이 지난 6월 분양을 시작한 서울 마포구 현석동 ‘래미안 마포 웰스트림’에 적용한 부분임대형 평면인 전용 84㎡E형은 일반분양 대상인 32가구 가운데 10채가량 미분양이 남아 있다. 분양대행사 관계자는 “부분임대형 설계가 적용된 주택형 가운데 인기가 예상된 한강 조망권 107동, 108동 고층 일부 물량도 아직 주인을 못찾았다”고 전했다. 


이 아파트 부분임대형 평면은 특히 삼성물산이 임차인 모집을 일부 책임져 주기로 해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됐던 곳이다. 삼성물산은 이 아파트 부분임대형 주택에 대학생이 무료로 거주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대신 대학생이 단지 안에서 교육기부를 할 수 있도록하는 ‘튜터링 서비스’를 계획해 화제를 모았다.

SK건설이 지난달 인천시 남구 용현동에 분양을 시작한 ‘SK 스카이뷰‘에 들어간 부분임대형 전용면적 127㎡A타입도 절반 가까이 안팔리고 있다. 전체 9가구중 4가구가 아직 미계약 상태다.

현대산업개발은 2011년 말 경기 부천시 원미구 약대동 ‘부천아이파크’를 분양하면서 전용 159㎡, 182㎡형 계약자가 원할 경우 내부 평면을 ‘부분임대형’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햇다. 하지만 입주가 가까워진 이 아파트에서 ‘부분임대형’을 선택한 입주자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도 ‘한지붕 두가족’ 트렌드에 맞춰 2011년 말 부분임대형인 ‘2in1 신주택’ 평면을 개발했지만 아직 적용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LH 관계자는 “부분임대 아파트에 대한 선호도가 아직 충분하지 않다”며 “현재까지 여건이 무르익지 않아 상품으로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부분임대 아파트가 별다른 호응을 얻지 못하는 것은 수익률에 대한 불확실성과 사생활 침해에 대한 우려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집주인 입장에서 비싼 아파트를 분양받아 공간의 3분의1 가량을 타인에게 내주는 게 손해라고 생각하는 것도 부분임대형 아파트의 인기를 깎아내리는 이유중 하나다. 임대수익을 목적으로 한다면 차라리 오피스텔이나, 도시형 생활주택 등 다른 수익형 부동산에 투자하는 게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임차인의 경우 집주인과 방문과 벽 하나를 사이에 두고 사실상 동거하는 것보다 독립공간으로 생활할 수 있는 원룸이나 오피스텔을 더 선호할 가능성이 크다. 한문도 클리코RE컨설팅 대표는 “부분임대형 주택은 다가구 주택처럼 임차인 입장에서 세대분리나 전세권 설정이 어려워 꺼려지는 게 사실”이라며 “만약 집이 경매로 넘어갈 경우 보증금에 대한 우선변제권이나 대항력을 인정받지 못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대학가 근처 등 임대수요가 많은 지역의 경우 부분임대형 주택의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전문가도 있다. 임대보증금과 월세가 높은 지역에서 월세를 놓으면 부분임대도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재국 서일대 교수는 “분리된 가구를 위해 방음설계를 제대로 하는 등 사생활 보호에 신경을 쓰고, 임차인 보호를 위한 관련법도 손질하면 지역적으로 부분임대형의 인기는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jumpcu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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