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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치 약탈 명화 194점 원주인에게 돌아갈듯
獨, 나치 약탈 미술품 25점 우선 공개
마티스 ‘앉아 있는 여성’
오토 딕스 ‘관객석에…’
샤갈·로댕 등 거장 작품도

590여점 나치에 의해 약탈
194점 유대인 소유 입증 예상


독일 정부가 최근 발견된 나치 약탈 미술품 1400여점(추정가 약 1조4000억원)에 대한 정보 공개를 시작했다.

독일 정부는 “약 590점이 나치에 의해 약탈된 것으로 보인다”고 공식 성명을 발표하고 ‘로스트 아트(www.lostart.de)’ 사이트를 개설, 12일(현지시간) 조사가 이뤄진 25점의 목록과 사진을 게재했다. 현재 이 사이트는 목록을 확인하려는 사람들이 폭주하면서 접속이 어려워지는 등 높은 관심을 반영했다.

공개된 25점에는 샤갈, 슈피츠베크, 마티스, 들라크루아, 로댕 등 세계적인 거장들의 작품을 비롯, 나치 시절 퇴폐미술가로 낙인 찍혔던 독일의 표현주의 화가 ‘오토 딕스’의 ‘관객석에 앉은 여성’, 독일 화가 ‘오토 그리벨’의 ‘식탁에 앞의 아이’ 등이 포함됐다.

독일 정부에 대한 비판도 거세다. 이들 미술품을 2012년 초에 확보하고도, 이 사실을 알리지 않고 원소유자 추적에도 소극적이다가 뒤늦게 언론 보도가 나오고서야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포브스(Fobes)는 “왜 독일 정부가 전체 리스트를 공개하지 않는지 의문”이라고 꼬집으면서 “이미 2012년 초에 독일 세무당국은 나치 시절 미술품 거래상 힐데브란트 구를리트의 79세 아들 코르넬리우스를 상대로 탈세조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작품 1400여점을 회수했다”고 밝혔다.

작품을 즉각 공개하라는 유대인 단체 요구와 언론 여론이 비등하자 독일 정부는 11일 “문화부와 재무부, 바이에른주가 조사의 속도를 한층 높이려고 한다”며 이번주 안에 작품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슈테펜 베이베르트 독일 총리실 대변인은 “연방 정부는 이들 미술품이 나치 약탈과 관련됐다는 정황이 나옴에 따라, 6명의 전문가로 테스크포스를 구성,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작품 공개로 약탈 예술품 반환을 둘러싼 논란도 뜨거워질 전망이다. AFP통신과 미국 뉴욕타임스 등은 독일 시사주간지 포커스를 인용해, 상당수 작품은 원주인을 찾지 못할 수 있으며 일부는 나치 치하에서 작품을 수집하고 은닉해 온 미술품 수집상의 아들에게 돌아갈 가능성마저 있다고 보도했다. 1400여점 가운데 나치 약탈품으로 보이는 590점 중 315점은 나치 정권이 ‘퇴폐미술(degenerate art)’로 낙인찍어 확보한 것이기 때문이다. ‘퇴폐미술’ 작품은 당시 공공미술관 소유로 돼 있어 미술관이나 원래 주인 모두 소유권을 행사할 수 없을 공산이 크다는 요지다. 다행히 194점은 유대인들이 강압에 의해 판매한 사실을 입증할 증거자료가 함께 발견돼 원래 주인이나 그 후손들에게 돌아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한빛 기자/vi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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