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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쉼표> 고구마
고구마가 제철이다. 고구마는 서리가 내리기 전에 캐야 하기 때문에 지금이 손이 가장 바쁘다. 줄기를 잡아당기면 덩굴덩굴 매달린 녀석들이 쑥 딸려나오는 게 재미있어 고구마캐기 행사에 나서는 이들도 많다. 고구마는 추위에 약해 보관도 따뜻하게 해야 한다. 그래서 어른들은 빈방 한켠에 담요를 씌워 보관하곤 했다. 어른들은 고구마를 먹을 때 꼭 물김치나 겉절이 김치를 얹어 먹었다. 맛있는 고구마에 왜 짜고 매운 김치를 얹어 먹는지 아이들은 의아해하지만 여기엔 나름 과학이 숨어있다. 고구마에는 뇌졸중을 예방하는 칼륨이 잔뜩 들어있다. 그런데 이 칼륨은 나트륨과 상극이라 고구마를 많이 먹으면 나트륨이 부족해질 수 있는데 이를 김치가 대신해주는 것이다. 사실 뻑뻑한 밤고구마는 목 넘김이 쉽지 않다. 이를 술술 넘어가도록 침의 분비를 돕고 윤활유 작용을 한 게 김치였을 터다. 더욱이 못 먹던 시절에는 밥 대용이기도 했으니 김치 한 조각은 당연히 따랐을 것이다. 고구마의 쓰임새는 넓다. 고구마를 납작하게 썰어 말린 걸 ‘빼때기’라 하는데, 곶감처럼 하얀 당분이 배어나와 씹어먹으면 구수하고 쫄깃한 게 식감이 특별하다. 빼때기는 녹말이나 소주 주정으로 주로 사용된다. 요즘 고구마의 변신은 놀랍다. 뽀얀 상아색 밤고구마보다 인기 있는 게 속이 노란 호박고구마, 보라색이 고운 자색고구마다. 고구마 본래의 식이섬유와 칼륨에 항산화성분인 베타카로틴, 안토시아닌 등이 풍부해 웰빙식품으로 일부러 찾는다. 트렌드의 최전선, 커피전문점에도 고구마는 인기 메뉴다. 달달하고 영양만점에 색까지 예쁜 고구마라떼는 스마트폰발이 최고다. 고구마가 들어가면 맛도 분위기도 왠지 풍성해진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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