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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감>국내공항서 알몸투시기로 6만명 검색, 실적은 0건
[헤럴드경제=박일한 기자] 국내 공항에서 전신스캐너, 일명 ‘알몸투시기’로 검색을 당한 사람이 6만 명 가까이 되지만 정작 위해물품이 적발된 적은 단 한 번도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문병호 의원(민주당ㆍ부평갑)이 인천국제공항공사와 한국공항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전신스캐너가 최초로 사용된 2010년 10월부터 인천국제공항, 김포공항, 김해공항, 제주공항에서 검색한 승객의 수는 5만8804명이었고, 물품이 적발된 실적은 0건인 것으로 나타났다.

세부적으로는 전신스캐너 3대가 설치된 인천공항에서 전신투시 검색이 가장 많이 이루어져 3만8104명이 검색을 받았고, 이어 김해공항(1만2870명), 제주공항(3968명), 김포공항(3862명)의 순으로 전신투시 검색이 이뤄졌다.

여성에 대한 검색이 남성 보다 더 많이 이루어 진 곳은 김포공항(68.4%)과 제주공항(56.7%)이었다.

반면, 2010년 전신스캐너 시험운영 당시 성범죄 전과자 3명이 검색을 담당해 충격을 주었던 김해공항은 검색 대상 중 여성의 비율이 18.5%로 전체 공항 중 가장 낮았다.

또 내국인 보다는 외국인이 더 많이 검색을 받는 것으로 밝혀졌다. 제주공항(98.5%), 김해공항(97.2%), 김포공항(94.1%)은 전체 대상자 중 90% 이상이 외국인이었다.

이 같이 외국인에게 과도하게 집중된 검색은 외국인 차별 논란을 일으킬 수 있고, 공항에 따라 남녀 검색의 편차가 심한 것은 특정 공항에서 성차별적 검색 이루어지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생길 수 있어 대책이 필요하다고 문의원은 지적했다.

전신스캐너 검색은 보안기관이 사전에 통보한 사람이나 1차 문형금속탐지 과정에서 위해 물품으로 의심되는 물건을 소지했다고 판단됐을 경우 받게 된다. 만약, 전신스캐너 검색을 거부할 경우 전신촉수검사를 받아야 해 일단 검색대상자로 지정될 경우 굴욕감과 사생활침해를 피할 방법이 없다.

한편 전신스캐너의 적발 실적이 전무한 것으로 드러나 도입 당시부터 알몸 투시로 인한 사생활 침해논란이 일었던 전신스캐너에 대한 논란이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실제로 전신스캐너의 원조국이라 할 수 있는 미국은 알몸투시가 가능한 전신스캐너를 퇴출시키고 신체 이미지를 노출시키지 않은 채 위험 물질이 있는 곳만 노란색으로 표시되는 신형 스캐너로 교체한 상태다.

문병호 의원은 “공항관계자들은 전신스캐너에 대한 관리가 엄격해 사생활 침해 가능성이 없다고 하지만, 언제 검색 대상자가 될지 모르는 승객의 불안감을 해소하기엔 역부족”이라며 “한국도 미국이나 캐나다 같이 신형 시스템을 도입해 사생활 침해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jumpcu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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