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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죽는냐 vs 사느냐”…위기의 건설사, 초대형 아파트 분양으로 승부수 던지다
[헤럴드경제=박일한 기자]“회사의 사활이 걸린 프로젝트인 만큼 최선을 다해 준비하고 있습니다.”

15일 인천시 남구 용현5동 ‘인천 SK스카이뷰’ 건설현장에서 만난 분양소장 임동준 SK건설 부장은 각오가 비장했다. 그는 회사가 최근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승부수를 띄운 4000가구 규모의 초대형 아파트 분양을 반드시 성공하겠다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최근 건설경기 불황으로 경영난을 겪고 있는 대형 건설사들이 3000가구를 웃도는 초대형 아파트를 경쟁적으로 분양하고 있다. 이들이 선택한 분양 아파트는 공사비만 무려 1조원 안팎에 달하는 초대형 프로젝트인 탓에 실패할 경우 자칫 회사는 경영난을 더욱 악화시키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만나게 된다.

이들 건설사들은 이같은 초대형 프로젝트를 성공시켜 경영난을 타개하는 한편 서서히 살아나는 아파트 분양시장에서 경쟁력도 선점한다는 복안이다. 대형 건설사들이 초대형 분양 프로젝트를 선택한 이유다. 


아파트 분양시장에 가장 먼저 승부수를 띄운 건설사는 워크아웃(기업 재무구조 개선사업)중인 금호건설이다. 금호건설은 경기도 평택 용이동에서 ‘평택 용이 금호어울림’ 2215가구를 분양한다. 전용면적 67~113㎡로 구성된 2215가구 규모 대단지로 이 회사가 지난 2009년 서울 한남동에서 ‘한남 더 힐’을 분양한 이후 5년만에 공급하는 물량이다.

문정권 금호건설 분양소장은 “금호어울림은 대한민국 최고 브랜드 아파트와 견주어도 밀리지 않을 만큼 인기를 끈 아파트였다”며 “이번 분양을 통해 워크아웃으로 무너진 자존심을 되찾고 싶다”고 말했다. 일단 청약 결과는 다소 저조한 편이다. 지난 4일 순위내 청약 마감 결과 평균 0.45대1로 다소 낮은 청약 접수율을 기록했다. 하지만 선착순 청약에서 ‘내집마련 신청서’ 접수를 받은 결과 2100여명이 계약 의사를 나타냈다.

문 소장은 “이 지역엔 청약통장이 없는 실수요자가 대부분이어서 청약 접수에는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며 “동호수가 마음에 들면 계약하겠다는 예비청약자가 많아 계약률을 높이는데 집중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 아파트는 16~18일 청약접수자를 대상으로한 계약을 끝내고 남은 물량을 내집마련 신청서를 접수한 사람을 대상으로 계약할 계획이다.

SK건설도 인천 남구 용현동 용현학익지구 인근에 3971가구(전용면적 59~127㎡) 규모의 초대형 아파트를 분양하는 등 승부수를 던졌다. 이 아파트는 올해 공급되는 단일 브랜드 아파트중 최대 규모다. SK건설은 올 상반기 2600여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면서 ‘실적 쇼크’를 겪었다. 오너출신 최고경영자(CEO)가 사임할 정도로 위기의식이 컸다.

이런 분위기에서 1조원이상 규모로 분양하는 프로젝트인 만큼 회사의 운명을 가를 프로젝트라는 평가가 나온다. SK건설 관계자는 “내부 설계, 마감재 등 모든 부분이 국내 최고 수준으로 지으면서도 주변 시세보다 저렴한 3.3㎡당 최저 780만원, 기준층 평균 880만원으로 공급하므로 성공 분양을 확신한다”고 다짐했다.

올 상반기 수천억원 적자를 기록하면서 오너 CEO가 물러났던 GS건설도 오는 11월 경기도 김포시 장기동에서 ‘한강센트럴자이’ 3503가구(전용면적 84~116㎡)로 분양시장에 도전장을 낸다. 사업비가 1조원에 육박하는 대형 프로젝트를 성공시켜 경영난을 극복하겠다는 게 초대형 아파트로 분양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GS건설측의 각오다.

GS건설 관계자는 “최근 도시철도 승인으로 실수요자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지역에 3500여가구에 달하는 ‘한강센트럴자이’ 공급하게 됐다”며 “혁신적인 평면 설계와 합리적인 분양가, 공격적인 마케팅을 앞세워 반드시 성공 분양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jumpcu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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