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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스포츠 칼럼 - 김학수> 인천아시안게임 화두는 나눔과 배려
웬만한 국제 스포츠대회는 이제 국민들의 관심을 끌기가 매우 어렵다. 대구 세계육상 선수권대회, 충주 조정 세계선수권대회가 일부 경기 관계자들과 언론의 조명 속에 열렸지만 정작 국민들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했다. 이미 많은 국제 스포츠 이벤트가 열린 데다 우리 선수들이 이렇다 할 성적도 내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국무총리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서명을 위조해 광주 세계수영선수권대회를 무리하게 추진하는 등 일부 지방자치단체의 무모한 국제대회 유치 경쟁도 국민들의 냉대를 부추겼다는 지적이다.

예전과는 상황이 많이 달라진 모습이다. 1986년 서울 아시안게임과 1988년 서울올림픽 유치 때만 해도 ‘무에서 유를 창조하자’며 국민적 자부심과 긍지를 갖고 전 국민이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화합과 단결했다. 그때와 비교해보면 하늘과 땅 차이의 느낌을 준다. 그동안 한국 스포츠계가 단기간에 기적적인 성장을 이뤄내며 세계 스포츠 강국 대열에 진입했고, 많은 국제 스포츠 이벤트를 경험한 것이 국민적인 인식 변화를 이끌어낸 것이리라. 또 세계화ㆍ국제화에 따라 국민들의 위상이 크게 올라간 것도 한몫 작용했을 법하다.

따라서 앞으로 국내에서 열리는 국제 스포츠 이벤트는 우리 선수들의 성적 못지않게 무엇을 보여줄 것인가가 성공의 바로미터가 될 것으로 생각된다. 지난해 2012 런던올림픽이 보여준 영국의 전통적인 문화와 친환경적인 캠페인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앞으로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국제 스포츠 이벤트는 어떤 가치와 이념을 지향해야 하는가. 지난주 21세기 스포츠포럼이 마련한 특별강연에서 김영수 2014 인천 아시아경기대회 조직위원회 위원장이 ‘아시안은 인천에서 무엇을 보려 하는가’라는 주제로 한 특강은 1년 앞으로 다가온 인천 아시안게임의 비전과 목표를 엿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됐다. 인천 토박이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한국농구연맹 총재를 지내기도 한 ‘체육통’인 김영수 위원장은 외형적이며 조형적인 겉모습을 보여주기보다는 세계 속에 불고 있는 한류바람을 이어나가며 참가국들을 위한 ‘나눔과 배려’의 속모습을 잘 구현하는 대회가 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인천 아시아경기대회는 참가국이 모두 메달을 획득하는 꿈의 축제가 되도록 하기 위해 지난 2007년 대회 유치 후부터 아시아올림픽평의회와 함께 2000만달러의 사업비를 투입해 아시아 스포츠 저개발국 지원 프로그램을 시행해 왔으며, 국가별 서포터즈 활동도 적극 지원해 왔다. 이는 예전의 많은 국제 스포츠 이벤트와는 분명 차별화하는 부분이라고 할 것이다.

대회를 지원하는 인천시가 어려운 재정여건에도 불구하고 아시안게임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나눔과 배려의 가치를 적극적으로 추구하는 대회로 방향을 정한 것은 시대적인 변화에도 잘 부응한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대회 종목을 축소하고, 5000여억원의 예산을 절감하며, 경기장을 인천을 비롯한 수도권 9개 도시로 분산 배치해 경제적이고 효율적인 대회 개최를 준비 중인 인천 아시아경기대회는 낙후된 스포츠 후진국들과 서로 손에 손잡고 힘을 뭉쳐 나가며 ‘하나된 아시아’를 만드는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는 대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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