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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채 총장 유전자 검사 더 미룰 일 아니다
채동욱 검찰총장의 혼외(婚外) 아들 논란이 더욱 미궁으로 빠져드는 모습이다. 급기야 ‘제 아이는 채동욱 검찰총장과 아무런 관계가 없다’는 내용의 혼외 아들 생모 편지가 공개된 것이다. 이 여성은 편지로 채 총장과 알게 된 경위, 문제의 아들 성(姓)이 채(蔡) 씨인 것은 맞지만 채 총장의 자식은 아니라는 점, 학교 학적부에 ‘아버지 채동욱’이라고 기재한 사연 등 그동안 의혹에 대해 해명했다. 그리고 “아이가 충격을 받거나 피해를 당하지 않기를 바라며 조용하게 살고 싶다”고 마무리했다. 본인의 주민등록번호와 지장을 찍어 친필(親筆)임도 강조했다.

그러나 해명 편지만으로는 논란이 수그러들기에 부족해 보인다. 되레 파장이 증폭되는 양상이다. 이 편지가 논리적이지 못하며 의혹을 해소하기에는 부족해 내용을 곧이곧대로 믿을 수 없다는 시각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가령 아버지가 ‘검찰총장’이라면 놀림 받을 일은 아니라거나, 비록 잘 아는 여성이지만 고위 공직자로서 자신의 이름을 함부로 도용한 사실을 알고도 용납했다는 점 등을 그 이유로 들었다. 게다가 11살밖에 안 된 아이가 갑자기 혼자 미국으로 유학을 갔는지도 모호하다는 것이다. 의혹 해소의 핵심인 유전자 검사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었다.

무엇보다 철저하게 보호받아 할 개인의 사적 영역에 관한 사안이 논란의 한복판에 서게 된 것은 민망하고 안타까운 일이다. 그러나 문제의 당사자가 현직 검찰총장이다. 아무리 개인 차원이라 하더라도 검찰조직과 나아가 사회 전반에 미치는 파장이 엄청날 수밖에 없다. 마냥 시간만 끌고 있을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쯤에서 채 총장이 보다 명확하게 입장을 정리해야 한다. 물론 그동안 “자신과는 무관한 일”, “공직자와 가장으로서 한 점 부끄럼 없다”는 등 의혹을 전면 부인해왔다. 검찰조직에도 “일체 흔들림 없이 업무에 전념하자”고 당부했다. 그러나 조직의 총수가 논란의 중심에 있는데 조직이 정상적으로 돌아갈 리 만무하다. 시간을 끌수록 채 총장의 바람과는 반대로 조직은 더 흔들리게 된다.

채 총장에게 당장이라도 유전자 검사에 응할 것을 권한다. 자신도 그럴 용의가 있다고 했으니 더 이상 머뭇거릴 이유가 없다. 문제의 아이와 생모가 검사에 임할 수 있도록 설득하는 것도 채 총장의 몫이다. 말로, 글로 해명하며 공방을 벌이는 것은 전혀 의미가 없다. 그리고 그 결과는 즉각 공개해야 한다. 그에 따라 채 총장이든, 의혹을 제기한 측이든 응분의 책임을 지면 그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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