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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사능 도쿄 올림픽’ 논란…지구촌이 떨고 있다
원전 오염수 인근 미야기현
축구경기 열려 불안감 가중


‘원전사고 인근 미야기현에서 축구예선을 치른다?’

일본 도쿄가 2020 하계올림픽 개최지로 선정된 가운데 원전 오염수가 유출된 후쿠시마 인근의 미야기현에서 축구 경기가 열리는 것으로 사실상 확정돼 ’방사능 올림픽‘ 논란이 재점화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 도쿄는 지난 8일(한국시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열린 제125차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서 IOC 위원들의 투표를 거쳐 56년 만에 하계올림픽을 개최하는 기쁨을 누렸다.

일본 후쿠시마 제1원전의 방사능 오염수 유출이 유치전 막판 최대 악재로 떠올랐지만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자신감 넘치는 발언과 약속으로 개최권을 따냈다.

다케다 쓰네카즈 올림픽 유치위 이사장은 투표 하루 전 방사능 오염수 유출에 대한 외국 기자들의 질문 포화에 “도쿄는 후쿠시마에서 250km나 떨어져 있어 여러분이 상상하는 위험은 전혀 없다”고 안심시켰다.

하지만 도쿄올림픽유치위는 IOC에 제출한 유치신청서에 축구 조별리그 예선전을 미야기현의 미야기 스타디움과 삿포로돔, 사이타마 스타디움, 요코하마 스타디움 등 4개 경기장에서 치른다고 밝혔다. 미야기현은 2011년 3월 동북부 대지진 참사 현장이자 원전사고가 일어난 후쿠시마의 인접지역이다. 삿포로 역시 매우 가깝다. 한국 정부는 지난 6일 미야기현, 이와테현 등 후쿠시마 주변 8개 현에서 나온 수산물 수입을 전면 금지할 만큼 방사능 오염 가능성이 심각한 지역이다. 다케다 쓰네카즈 이사장이 말한 “멀리 떨어졌으니 괜찮다”는 논리에 어긋난다. 미야기현에서 조별리그를 치르게 될 외국 선수단의 음식과 식수에 비상이 켜졌다.

일본 언론들은 “쓰나미와 원전 사고 등으로 대재앙을 겪은 미야기현에서 올림픽 경기가 열림으로써 주민들에겐 새로운 희망을, 지역에는 부흥의 기회를 안길 것으로 보인다”고 기대했다.

하지만 해외 네티즌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올림픽관련 포럼과 게시판 등에는 “미야기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올림픽 예선이 주민에게 용기와 꿈을 줄 수 있다”는 의견도 보이지만 “방사능 오염수가 태평양으로 유출되는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 일본만 모르는 것같다” “방사능 올림픽은 정말 안된다”는 주장도 만만찮다.

게다가 아베 총리가 IOC 프레젠테이션 때 “오염의 영향은 후쿠시마 제1원전 항만 내부의 0.3㎢ 범위 안에서 완전히 차단되고 있다”는 말로 IOC위원들을 안심시킨 게 올림픽 유치의 결정적 요인으로 평가받고 있는데, 정작 일본 정부는 “하루 300t의 오염수가 바다로 새어 나오는 걸로 추정한다”고 밝히고 있다. 총리의 ‘확언’이 ‘허언’이라는 시각이 일본 내부에서 팽배해 ‘방사능 올림픽’ 논란 불씨는 당분간 꺼지지 않을 전망이다. 

조범자 기자/anju101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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