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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타격왕, 순위표만 보면 알맹이 놓친다…‘장외타격왕’ 이병규 주목
아직 본격적으로 ‘링’에 오르지 못했건만, 링 위의 선수들보다 더 뜨거운 주목을 받는 이가 있다. 이른바 ‘장외 타격왕’. 아직 ‘제도권’에 들어오진 못했지만 링에 오르자마자 타이틀을 쟁취할 가능성이 높다.

‘적토마’ 이병규(39). 올시즌 프로야구 LG 트윈스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는 이병규가 타격왕 싸움에도 흥미를 배가시키고 있다.

10일 현재 이병규의 타율은 0.360. 330타석 308타수 111안타를 기록 중이다. 현재 타율 1위 손아섭(롯데)의 0.353을 앞서 있다. 하지만 한국야구위원회(KBO) 공식 타격 순위표에 이병규의 이름은 없다. 규정타석을 채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규정타석은 팀이 치른 경기에 3.1을 곱한 수치로 규정돼 있다. 올시즌 프로야구는 128경기를 치르기 때문에 규정타석은 128경기에 3.1을 곱한 396타석이 된다. 


현재 LG는 111경기를 치른 만큼 344타석이 규정타석이 된다. 지금 상황만 보면 이병규는 14타석만 채우면 된다. 그러나 경기는 계속되기 때문에 매 경기마다 규정 타석은 늘어나게 된다. 결과적으로 이병규는 시즌이 끝날 때까지 67타석을 더 채워야 한다. LG는 정규시즌 17경기를 남겨놓고 있다. 이병규가 매 경기 평균 4타석에 들어선다고 가정하면 68타석으로 규정타석을 겨우 채울 수 있다. 규정타석이 충족되면 자연스럽게 순위표에 이름을 올리게 되고 그때까지 현재 타율이 유지된다면 타격왕이 유력시 된다.

하지만 불안한 구석은 남아 있다. 오른 다리 햄스트링 부상을 안고 있는 이병규는 최근에도 경기 중 대주자로 교체되는 경우가 종종 나오고 있다. 자칫 한 두 타석 정도는 손해볼 위험성이 있다. 부상 외에도 언제든 변수가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4타석을 꾸준히 나설 수 있다고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그러나 만에 하나 이병규가 규정타석을 채우지 못하더라도 타격왕에 오를 가능성은 남아 있다. 바로 야구규칙 10조 23항의 예외조항에 의해서다. 이에 따르면 ‘필요 타석 수에 미달한 타자가 그 부족분을 타수로 가산하고도 최고의 타율, 장타율 및 출루율을 나타냈을 경우에는 그 타자에게 타격상, 장타율상 및 출루율상을 준다’고 돼 있다.

즉 이병규가 396타석을 채우지 못하더라도 모자란 타석수를 타수로 계산한 타율이, 규정타석을 채운 타격 1위 선수의 타율보다 높을 경우엔 타격왕에 오른다는 의미다. 이런 규정이 잘 알려지지 않은 이유는 그만큼 달성이 어렵기 때문이다. 웬만한 선수라면 부족한 타석수를 타수로 계산했을 때 최고 타율을 유지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이병규라면 가능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평가다. 그의 안타 제조 능력이 이제는 거의 달인의 경지에 올랐기 때문이다. 김정준 SBS ESPN 해설위원은 “지구는 둥글고 해는 동쪽에서 뜨며, 이병규는 잘친다”는 말로 그의 타격 능력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한가지. 그는 LG에서 가장 건실한 선수라는 점이다. 가장 먼저 운동장에 나와 가장 늦게 훈련장을 떠나는 선수다. 때문에 뜨거운 여름 승부에서도 꾸준하게 타격감을 유지할 수 있었다. 과연 ‘장외 타격왕’ 이병규가 지금의 페이스를 끝까지 유지해 2005년 이후 8년 만에 타격왕을 탈환할 수 있을지 팬들의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다.

조범자 기자/anju101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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