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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죽다 살아난 레슬링, 천신만고 끝에 올림픽 잔류
“우리는 큰 실수를 했습니다. 하지만 퇴출 위기를 겪으며 우리는 깨어났고 앞으로 뭘 해야할지 깨달았습니다. 오늘은 2000년 레슬링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날입니다.”

레슬링이 천신만고 끝에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살아 남았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9일(한국시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린 제125차 총회에서 2020년 제32회 하계올림픽의 마지막 정식종목으로 레슬링을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레슬링은 IOC 위원들의 투표에서 총 유효표 95표 가운데 과반인 49표를 얻어 야구·소프트볼(24표) 스쿼시(22표)를 제치고 마지막 28번째 정식종목으로 이름을 올렸다. 


고대올림픽에서도 주요 종목으로 치러진 레슬링은 근대올림픽에서도 1900년 대회를 제외하고 줄곧 정식종목으로 치러진 올림픽의 상징적인 종목이었다. 하지만 IOC의 개혁 요구를 묵살해 온 레슬링은 지난 2월 IOC 집행위원회에서 발표한 25개 핵심종목에서 탈락하며 위기를 맞았다.

하루아침에 퇴출 위기에 놓이자 전세계 레슬링인이 움직였다. 비리로 얼룩진 라파엘 마르티네티 국제레슬링연맹(FILA) 회장을 끌어내리고 네나드 라로비치 신임 회장에 새 지휘봉을 맡겼다. 여성 부회장 자리를 신설해 ‘양성 평등’을 구현하라는 IOC의 목소리를 반영했고 경기 진행도 팬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세트제에서 3분 2회전의 총점제로 바꿨다. 국제사회의 앙숙인 이란과 미국이 매트 위에서 손을 맞잡는 모습이 연출되기도 했고, 직접 고대올림픽의 발상지인 올림피아를 찾아 경기를 벌이는 행사를 벌이며 상징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외신들은 ‘잠자던 레슬링이 IOC의 ‘모닝콜’에 깨어났다’고 했다.

라로비치 회장은 “IOC의 ‘충격요법’은 정말 엄청났다. 하지만 그 덕분에 우리가 뭘 잘못했고 앞으로 뭘 해야할지 확실히 알게 됐다”며 “우리의 개혁은 이것이 끝이 아니다. 25개 올림픽 핵심종목에 재진입하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할 것이다. 아마 더 힘든 여정이 될 것이다”고 했다.

레슬링이 마지막 정식 종목으로 뽑히면서 2020년 도쿄 올림픽과 2024년 올림픽에선 핵심종목 25개에 골프, 럭비, 레슬링 등이 추가된 28개 종목이 치러진다. 핵심종목을 제외한 세 종목은 앞으로도 다른 종목들과 정식종목 자리를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한다.

조범자 기자/anju101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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