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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추석 대목 앞두고…눈 낮추는 와인, 값 오르는 한우

[헤럴드경제=도현정 기자]유통업계의 최대 대목인 추석이 열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선물용으로 인기인 두 품목의 ‘몸값’ 변화가 화제다.

명절에 유독 ‘과시형 소비’가 많았던 와인은 올해 저가형 선물 바람이 거세다.

와인은 추석이 한 해 장사를 좌우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와인 애호가가 아니더라도 품격있는 선물을 찾는 수요가 많기 때문이다.

와인은 프리미엄급 선물이 대부분이었다. 못해도 10만원 이상, 주로 20만원대의 선물이 주 가격대였다. 국내에서 와인 소비는 ‘허세형 소비’가 많았기 때문이다. 내가 먹는 것은 1만원대 저가 와인을 먹더라도,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자리에서는 고급 와인을 내놓으려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저가형 와인 선물이 약진하고 있다. 와인수입사 레뱅드매일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지난 7월까지 올 상반기 와인 매출 중 3만원대 미만의 실속형 저가 와인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0%나 올랐다.

금양인터내셔널도 “고가 와인세트에서 저가 와인세트로의 트렌드 이동이 있긴 하다”라며 “올 추석 주력 묶음 세트를 3만원대부터 7만원대까지 다양하게 준비했다”라고 전했다.


3만원 이하 실속형 와인이 인기를 끄는 것에 대해 업계는 “와인이 주는 품격과 분위기 덕분”이라고 분석했다. 3만원 이하로 살 수 있는 선물은 캔햄, 식용유 등 가공식품 세트나 샴푸, 비누 등 생활용품 세트가 대부분이다. 참기름 선물을 하려 해도 5만원은 줘야 한다.

가공식품이나 생활용품 세트는 흔히 볼 수 있는 것이어서, 다른 선물과 차별화되지 않는다. 큰 돈 들이지 않으면서도 품위있어 보이는 선물을 하려는 이들은 자연스럽게 와인으로 눈을 돌리게 된다는 것이다.

와인 업계는 이 같은 수요를 고려해 부담없이 와인을 선물할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하고 있다. 나라셀라는 와인 1병으로 선물세트를 구성한 1본입 세트 종류를 늘렸다. 보통 와인이 2병 들어가면 스크류오프너 등이 추가로 들어가고, 포장 비용까지 추가되기 때문에 7만원 넘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반면 1본입 세트는 3만원 선으로도 좋은 와인을 구입할 수 있다.

또 나라셀라는 세트가 아닌 단품 와인을 사는 고객에게도 포장을 해주고 있다.

반면 한우는 추석을 앞두고 흔히 ‘추석 약발’이라 불리는 가격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한우는 추석에 수요가 몰리기 때문에 시세가 다소 오르는게 통상적인 일이다. 유통업계에서는 명절 전까지 10% 정도 값이 오르면 적정선이라 보고 있다.

그러나 축산물품질평가원이 발표하는 도매시세를 보면 추석 한 달 전인 지난달 19일 1㎏당 1만1803원이었던 한우 평균 도매가가 지난 5일에는 1만4562원으로, 약 23%나 올랐다. 가장 높은 등급인 1++ 등급만 봐도 8% 가까이 올랐다. 추석까지 남은 기간 동안 시세는 더 오를 전망이다.

한우 가격이 예상보다도 더 오르고 있는 것은 올 추석 인기 품목으로 자리잡을 것에 대한 기대 때문으로 보인다. 한우는 올해 지속적인 가격 하락으로 지난해보다 10% 가량 값이 낮은 추세가 이어졌다. 유통 업체에서도 예년보다 5~10% 저렴하게 한우 세트를 구성하거나, 10만원대 이하의 한우세트를 구성하는 등 실속형 제품을 개발했다.

저간의 사정들이 소비자들에게 지속적으로 알려지면서 올해는 가격 부담이 덜한 한우 선물을 할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돼, 한우 선물이 인기를 끌고 있다. 한우는 이마트몰이 지난달 19일부터 30일까지 진행한 예약판매 동안 전체 선물세트 매출 중 2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대형마트 등 대형 유통업체들은 대부분 사전 계약을 통해 한우 선물세트를 만들기 때문에, 선물세트 가격은 예년과 비슷하거나 5~10% 가량 저렴한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다. 롯데마트에서는 냉동 제품이 아닌 냉장 정육세트를 9만원대에 구성하기도 했다.

그러나 제수용 등으로 한우를 찾을 때에는 차츰 오르고 있는 시세의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남은 기간 한우 시세가 얼마나 급등할 지가 추석 차례상 물가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kate0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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