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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크엔드] 오고가다…데이트하다…하루 3000권 ‘득템’
중고서점 알라딘 강남점에 가보니…
“고객이 싸게 사면 무엇보다 고객에게 좋고, 고객이 사는 행위를 통해 책과 가까워질 수 있다고 봅니다.”

알라딘이 운영하는 중고 오프라인 강남점은 전국 15개 알라딘 중고서점 가운데 매출이 가장 높다. 플래그십 격인 1호점 종로를 제친 힘을 서오현 점장은 강남의 유동성에서 찾는다. 워낙 20ㆍ30대의 유동인구가 많은데다, 강남 CGV 지하에 자리 잡고 있어 시간을 때우거나 데이트 장소로 그만이기 때문이다. 중고 책방이라는 낡은 이미지와 달리 일반 대형서점과 다름 없는 쾌적한 환경과 넉넉한 공간, 다양한 책 구비는 젊은층에게 매력적인 장소로 꼽힌다. 이곳의 하루 이용객은 1000여명. 하루 2000~3000권이 유통된다. 

온라인 서점 최초로 2008년 2월 중고서점을 오픈한 알라딘은 연평균 19%의 성장을 이루며 고객의 큰 호응에 힘입어 2011년 9월 오프라인 중고서점을 종로에 처음 냈다. 개점 결과는 의외였다. 여타 서점과 출판계의 따가운 눈총과 달리 독자의 반응은 뜨거웠다.

알라딘 중고서점은 매년 33%씩 성장할 정도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독자는 읽은 책을 되팔 수 있고, 또 싸게 사 볼수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유통형태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사실 오프라인 서점은 온라인 중고의 접근성 개선을 고민하다가 시작됐다. 온라인에서 팔기 신청을 하면 택배를 호출해서 보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또 중고라는 특성상 책의 상태가 지저분할 것으로 여겨 구매를 꺼리는 이들을 위해 눈으로 직접 보고 구매가 이뤄질 수 있는 오프라인 접점이 필요했다.

알라딘의 온오프 중고서점의 연평균 성장률은 33%로 경이적인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한 자릿수 성장에 머물고 있는 일반 오프라인 서점과 대조적이다.

서 점장은 중고서점은 독자에게 책을 파는 것 못지않게 매입도 중요하다고 말한다. 오로지 고객이 파는 책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독자들이 팔기 쉬운 환경을 마련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처음에는 독자가 자신이 갖고 있던 책을 판다는 걸 꺼려했지만 지금은 인식이 많이 바뀌었다. 특히 독자가 구매한 책을 일정기간 후 되사는 바이백 시스템은 효자 역할을 했다. 지금은 매장이 없는 지역의 경우, 오프라인 매장을 열어 달라는 문의도 적지 않다. 심지어 LA에도 중고서점을 운영 중이다.

현재 중고서점 베스트셀러는 아이러니하게도 10년 전부터 최근까지 출판계 베스트셀러가 망라돼 있다. 베스트셀러 1위는 메이플스토리, 2위 아프니까 청춘이다, 3위 기도수첩, 4위 연금술사, 5위 엄마를 부탁해, 6위 1Q84, 7위 공중그네, 8위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9위 시크릿 순이다.

서 점장은 “아무래도 독자들이 많이 본 책이 다시 나오게 되고, 많은 이들이 본 책을 또 다른 고객들이 찾는다”며 독특한 베스트셀러 구조를 설명했다.

중고서점이라지만 오프라인 서점인 만큼 독자들과의 대면 서비스는 그가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이다. “기본적으로는 파는 분들에게는 알라딘에서 돈 벌었다는 얘기를 듣고 싶고, 사는 분들에게는 알라딘에서 득템(아이템을 얻다)했다는 얘기를 듣고 싶다”는 게 알라딘 중고서점의 목표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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