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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0전 100패’ 차밍걸, 101번째 경주 후 은퇴
“성적은 꼴찌지만 최선을 다했기에 우리들에게 챔피언입니다.”

100전 100패. 100차례 경주에 출전해 한 번도 우승을 못하고 한국경마 최다연패 기록을 썼다. 8세 암말 ‘차밍걸’이 이달 말 101번째 경기를 끝으로 경주로를 떠난다.

‘차밍걸’은 아무리 노력해도 1등이 못되지만 포기하지 않고 달리는 모습이 우리네 서민과 닮았다고 해서 많은 경마팬들의 사랑을 받아 왔다. 지난 1일 과천 서울경마공원에서 열린 제7경주에서도 우승에 실패하며 100전 100패 기록을 쓴 ‘차밍걸’은 마지막 경기에서도 사실상 우승은 힘들어 101연패라는 기록을 남길 것으로 보인다.


‘차밍걸’의 주인인 변영남(70) 마주는 “아직 경주마로 활동할 수 있는 여력은 남아있지만, 8세의 고령인데다 새로운 길을 열어주기 위해 은퇴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경마는 순위를 다투는 스포츠다. 1등에게는 항상 스포트라이트가 비춰지지만 그 이하는 그늘에 가려져 보이지 않는 법이다. 하지만 경마에서 1등을 할 수 있는 확률은 대략 10% 내외에 불과하다.

변영남 마주는 “뒷심이 부족해 우승은 못하지만, 마지막 결승 주로에서 온힘을 다해 한번은 치고 나간다. 1등을 못해도 열심히 달리는 모습을 보면 왠지 기운이 솟는 기분이라며 차밍걸을 응원하는 팬들도 생겨났다”며 “‘진작 사라졌어야 할 능력없는 똥말’이라는 혹평과 ‘서민에게 희망을 주는 위대한 똥말’이라는 찬사를 함께 받았다. 잔병치례 없이 최선을 다하고 있는 차밍걸의 101번째 경주는 차밍걸에게 개근상이나 마찬가지다”라고 했다.

은퇴 이후 진로도 정해졌다. 경기도 화성시 궁평목장에서 선수용 승용마로 데뷔시키기로 결정했다. 류태정(46) 궁평목장 대표는 “경주마로 능력은 부족해도 열심히 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차밍걸이 전국체전 등 승마 대회에 출전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차밍걸이 경마팬들의 관심 속에 새로운 변신에 성공할지 기대된다.

조범자 기자/anju101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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