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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연에서 주변인으로…토슈즈 신은 ‘돈키호테’ 어떻게 다를까
국립발레단 31일까지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
17세기 스페인의 라만차 마을에 사는 한 신사는 기사 이야기에 탐독한 나머지 정신이상을 일으켜 자신을 돈키호테라고 부르고, 시종 산초 판자와 함께 모험에 나선다. 풍차를 거인으로 생각해 습격하고, 현실에는 없는 둘시네 공주를 흠모한다. 현실과 이상을 오가며 기상천외한 사건을 벌이는 돈키호테의 이야기는 늘 재미지다. 광기를 지닌 몽상가에서 초라한 노신사로 전락하는 성격 변화도 드라마틱하다.

지난 연말 뮤지컬 ‘라만차’가 인기더니, 국립발레단의 발레 ‘돈키호테’(28~31일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도 공연 한 달 전서부터 일찌감치 매진됐다. 하지만 발레 ‘돈키호테’는 세르반테스 원작 소설이나 뮤지컬 내용과는 다르다. 1896년 볼쇼이극장에서 초연됐던 안무가 마리우스 프티파의 버전을 토대로 한 이 공연은 원작의 2편에 나오는 이야기가 중심이다. 원작에는 14편의 액자소설이 나오는데, 발레는 2편 19장에서 22장에 삽입된 ‘카마초의 결혼’ 부분을 소재로 했다. 바르셀로나의 명랑한 소녀 키테리아와 낙천적인 이발사 바질리오의 사랑놀음에 초점을 둔다. 돈키호테와 산초판자는 주변인에 불과하다.


19장에서 돈키호테와 산초는 인근 마을의 부유한 농부인 카마초와 절세미녀 키테리아가 다음날 초원에서 성대한 결혼식을 한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키테리아의 가난한 연인 바질리오는 결혼식 날 키테리아 앞에서 칼을 빼들어 자살을 시도하고, 놀란 키테리아는 그의 아내가 될 것을 약속한다.

그러나 이는 바질리오가 지인들과 모의한 거짓으로 들통난다. 화가 난 카마초가 바질리오에게 결투를 신청하자 돈키호테는 “사랑싸움에서 명예를 훼손하지 않는 한 목적을 위한 술책이나 속임수는 인정돼야 한다”며 바질리오의 편을 들며 카마초를 포기하게 만든다. 돈키호테와 산초는 바질리오 부부에게 사흘간 호강을 받고 길을 떠난다는 내용이다.

문병남 국립발레단 부예술감독이 재안무했다. 김지영, 박슬기, 이은원, 김리회가 키테리아 역을, 이동훈, 김윤식, 김기완, 정영재가 바질리오 역을 맡았다.

한지숙 기자/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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