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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출부진 · 소비위축 우려…하반기 3%대 성장 ‘가시밭길’
美 출구전략 가시화…대외 불확실성 고조
각국 수출부진땐 국내경기 ‘직격탄’ 불보듯
국제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가능성 악재도

전세가 상승세 등 소비심리는 여전히 바닥
정부 경기회복 위한 마땅한 카드도 없어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등 대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국내 역시 하반기 경기회복을 자신하기 어렵게 됐다.

정부의 경기부양책이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끌어올렸지만 다음달 집중돼 있는 대외 불안요인들은 호전된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
정부가 하반기 3% 성장을 자신한 가장 큰 이유는 수출이었다. 현오석 경제부총리는 이달 초 한 토론회에 참석해 “수출 동향을 보면 상반기 0%대에서 지난달에는 2.6% 증가를 기록했다. 하반기에는 5%대의 수출증가세가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며 하반기 경제성장률을 3%대 중반으로 점쳤다. 또 내수 회복이 더디긴 하지만 정부의 정책 효과에 힘입어 민간 소비가 개선되고 주택 부문을 중심으로 건설투자도 활성화될 것이란 시각이었다.

실제 미국과 유럽으로의 수출은 넉 달째 전년 대비 증가세를 지속했고, 증가폭도 확대됐다. 선진국 경기가 좋아지면서 선진국 수출 호조가 신흥국 수출 부진을 상쇄한 셈이다.

LG경제연구원 이근태 수석연구위원은 “미국의 경기회복이 재개되고 유로존도 침체에서 벗어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수출이 다시 상승기조로 돌아섰다”며 “특히 선진국에서 자동차나 가전 등 내구재 소비가 늘어나면서 우리나라의 내구재 완성품 및 관련 부품의 수출이 호전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양적완화 축소나 유럽 정치불안이 본격화된다면 선진국으로의 수출부진은 곧 국내경기 둔화로 이어질 수 있다.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 경기둔화는 이미 장기화되는 양상이다.

삼성증권 이승훈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의 투자 위축과 감속 성장이 불가피하고 아세안 지역도 외국인의 투자자금 이탈로 고정투자 붐이 일단락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중국이나 아세안의 수요에 의존해 왔던 품목들의 수출은 하반기에 더 부진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출구전략에 따른 국제금융시장 변동성 확대는 국내시장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근태 수석연구위원은 “글로벌 유동성 축소에 따른 해외 투자자금의 급격한 유출과 자금사정이 악화된 일본 금융기관들의 자금 회수 등의 상황에 대비해 외환시장 및 자금시장 모니터링을 강화해야 한다”며 “신흥국에서의 위기 발생과 확산 가능성도 주의 깊게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민간소비는 여전히 위축됐다. 특히 수도권 주택매매가격은 다시 하락한 반면 전세가격 상승세는 가팔라지면서 소비심리가 살아나기 힘든 상황이다.

문제는 경기회복세가 예상에 못 미친다고 해도 내놓을 수 있는 카드가 별로 없다는 것이다. 상반기 추가경정예산 편성과 금리인하라는 조치를 모두 취했고, 추가 투자활성화 대책이 나올 수 있지만 상반기 대책의 집행 강화 수준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이승훈 이코노미스트는 “시장 예상보다 긍정적인 정부나 한국은행의 경기전망을 감안할 때 하반기 중 부양책의 강도는 약할 것”이라며 “향후 경기전망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큰 상황에서 미온적 정책대응으로 일관할 경우 하반기 경기 회복에는 부정적인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안상미 기자/hu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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