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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크엔드] 최저낙찰제 폐지 · 공공공사 분리발주…시장회복 위한 정책 막강 영향력 행사
국내 건설단체는
6월 17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업무보고.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올 하반기까지 제도 개선을 해 “300억원 이상 대규모 공사에서 ‘최저가 낙찰제’를 폐지하겠다”고 발표했다.

최저가 낙찰제는 공공 공사를 발주할 때 최저가 입찰자 순으로 낙찰자를 정하는 것으로, 1962년 처음 도입돼 현재 300억원 이상 공사까지 적용되고 있다. 예산 절감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정부는 2014년부터 100억~300억원 범위 공사까지 적용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계획을 바꿔 300억원 이상 공사에서 최저가 낙찰제를 아예 폐지하고 100억~200억원 공사에도 적용을 확대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이다.

정부의 이런 결정 뒤에는 7000여개 건설사의 모임인 국내 최대 건설단체 대한건설협회가 큰 힘을 발휘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건설협회는 3~4년 전부터 최저가 낙찰제 때문에 저가 경쟁이 심화하면서 건설업계의 어려움이 가중된다고 주장해 왔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최삼규 대한건설 협회장, 표재석 대한전문건설협회장, 박창민 한국주택협회장, 김충재 대한주택건설협회장.

대한건설협회(회장 최삼규)ㆍ대한전문건설협회(회장 표재석)ㆍ한국주택협회(회장 박창민)ㆍ대한주택건설협회(회장 김충재) 등 건설 관련 협회나 단체가 정부 정책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이들은 일상적으로 정부의 건설, 주택정책 담당 부서와 지속적으로 교감하면서 업계 요구를 전달하고 새로운 정책 방향을 제안한다. 정부는 이들 단체의 목소리를 주요한 시장의 요구로 받아들여 정책에 적극 반영하는 모습을 자주 보인다.

대한전문건설협회는 최근 목소리가 커진 대표적 단체다. 종합건설사로부터 일감을 받아 공사를 하는 2만9000여개의 소규모 건설사의 모임인 전문건설협회는 최근 대기업과 하청기업 간 불공정 거래 개선 등 ‘경제민주화’가 이슈가 되면서 정부가 가장 적극적으로 의견을 듣는 단체다. 공공 공사 입찰에서 중소건설사도 낙찰받을 수 있도록 공사를 나눠 발주하도록 하는 ‘공공 공사 분리발주 법제화’(현재 입법 과정 중), 대형건설사가 함부로 단가를 깎으면 3배로 손해배상을 하는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도입’ 등이 이 단체 의견이 반영돼 제도 개선이 이뤄진 대표적 정책이다.

주택업계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기관으로는 한국주택협회와 대한주택건설협회가 있다. 주택협회는 자본금 100억원 이상, 연평균 분양이 500가구 이상인 대형 주택업계를 회원사로 한 단체이며, 대한주택건설협회는 중소주택업체가 회원사로 가입해 있다.

정부가 주택시장 관련 정책을 만들 때 의견을 청취하는 대표적인 단체로 정부 정책에 상당한 입김으로 작용하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건설단체의 수장은 대부분 건설업계 출신이 맡는다. 건설협회는 출범 초기인 1950년대부터 1960년대 초 관료나 정치인 출신이 회장직을 맡았지만 1963년 취임해 1975년까지 회장직을 역임한 조정구 회장(삼부토건)부터 회원사가 추대나 선거를 통해 선출했다.

최종환 회장(삼환기업), 이재준 회장(대림산업), 최원석 회장(동아건설), 장영수 회장(대우건설), 권홍사 회장(반도건설) 등이 대표적인 인물이다. 현 최삼규 회장도 50여년을 건설업만 외길로 걸어온 업계의 산증인이다. 부친이 설립한 건설업체를 1971년 지금의 이화공영으로 변신시켜 종합건설업체로 키웠다.

전문건설협회 회장을 맡고 있는 표재석 회장도 2011년 말 선거를 통해 선출됐다. 표 회장은 특히 지난 5월 박근혜 대통령의 대미경제사절단에 포함돼 미국을 다녀와 화제가 되기도 했다. 협회 창립 이후 처음 있는 일로 높아진 협회의 위상을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았다.

박일한 기자/jumpcu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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