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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크앤드] “야간 자전거는 준비 더 철저히하세요”…여의도 한강공원 자전거대여소 도성길씨
[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 “웬만한 자전거는 다 고치죠. 해가 떨어지면 한강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 자전거 수리를 부탁하는 사람들도 많이 늘었어요.”

서울 여의도 한강시민공원 자전거대여소에 근무하는 도성길(66) 씨는 해가 저물고도 계속되는 무더위 속에서 자전거를 수리하느라 연신 수건으로 이마의 땀을 훔쳤다.

도 씨가 이 곳에 근무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2월. 그가 소속된 회사가 위탁운영업체로 선정되면서부터다. 서울시한강사업본부는 한강시민공원 12곳에서 위탁업체를 선정해 자전거대여소를 운영하고 있다.

그가 하루에 처리하는 자전거 대수는 줄잡아 30~40대 수준이다. 주말이면 더 바빠진다. 대여되는 자전거 정비는 물론, 개인 자전거를 가져와 공구를 빌리거나 수리를 의뢰하기 때문에 잠시도 쉴 틈이 없다.


그러는 사이 여름밤의 무더위를 잊기 위한 자전거 행렬은 계속되고 있었다. 이미 어스름이 짙게 깔린 공원 내 자전거 전용도로에는 전조등을 밝힌 사이클 행렬이 끊이지 않았다.

“요즘에는 중국이나 인도네시아에서 온 외국인들도 부쩍 많아졌어요. 해가 지고 무더위가 누그러지면 인근 인도네시아 대사관 직원들이 자주 나오는 것 같고, 중국인 관광객들도 가족 단위로 자전거를 대여해 타는 경우가 늘었습니다.”

최근에는 한국을 방문한 에콰도르 외무장관이 평소 자전거 타기를 좋아해 한강 일대를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싶어 한다며 주한 에콰도르 대사관 직원이 나와 자전거를 대여해 가기도 했다고 전했다.

도 씨는 “커플이나 가족 단위로 공원을 찾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예전처럼 취객을 찾아 볼 수는 없지만, 인사불성이 돼 친구들에게 민폐를 끼치는 모습은 시간이 지나고 시대가 바뀌어도 여전하다”며 웃어 보였다. 이날도 바닥에 쓰러져 정신을 잃은 친구를 부축하려고 장정 두 명이 안간힘을 써보지만 이내 다시 주저앉는 모습이 목격됐다.

그는 “야간에 자전거를 타는 이들이 늘면서 자전거 종류도 다양해졌다”면서 “한 번은 수백만원하는 고급 자전거 수리를 맡았는데 프레임에 스크래치가 나서 50만원을 변상해 주고 나서 이후로는 고급 자전거 수리는 가급적 전문점에서 하도록 유도하고 있다”며 계면쩍어했다.

서울시가 시민들을 대상으로 운영하고 있는 ‘열린 자전거 교실’ 강사로도 활동 중인 그는 자전거 애호가들에게 당부의 말을 잊지 않았다.

“특히 야간에 자전거를 타다가 갑작스레 일을 당하면 당황할 수 있습니다. 바람이 빠질 경우에 대비해 공기주입 어댑터가 필요한 자전거인지 사전에 확인하고, 스탠드(자전거 뒷바퀴에 있는 잠금장치) 사용을 습관화해서 고장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합니다.”

그는 또 자전거가 한강변에서 뛰거나 산책하는 사람들과 충돌할 경우 의외로 크게 다치는 경우가 많다며 철저한 안전 운행과 보호장구 착용을 당부했다.

th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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