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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줄기는커녕…은행민원 더 늘었다
금융당국 감축독려 불구 2분기 분쟁조정 36% 급증… “경기 나쁠수록 금융관련 분쟁도 증가”
금융당국의 ‘민원 감축’ 독려에도 불구하고 은행에 대한 소비자 불만은 오히려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은행권에 따르면 올 2분기에 집계된 17개 은행의 분쟁조정 건수는 모두 486건으로, 1분기 358건보다 35.7% 증가했다. 올 상반기 전체 분쟁조정 건수도 지난해 같은 기간(799건)보다 5.6% 늘었다.

분쟁조정은 금융감독원에 접수된 금융민원 중 해당 금융회사로 이첩하는 단순 민원과 달리 대부분 ‘돈’ 문제와 관련된 민감한 사안으로, 금감원이 별도로 처리하고 있다.

대형은행 중에서 1분기보다 분쟁조정이 가장 많이 늘어난 곳은 KB국민은행으로, 약 71% 증가했다. 절대적인 수치도 142건으로, 1분기(83건)에 이어 2분기에도 분쟁조정 건수가 가장 많았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다른 은행보다 점포와 고객이 많아 상대적으로 금융분쟁이 많다”면서 “고객 10만명당 민원 발생 건수는 1.4건으로, 대형은행 중 두번째로 민원이 적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산장애 등 금융사고가 잦은 NH농협은행은 1분기 41건에서 2분기 70건으로, 70.7% 증가했다. 같은 기간 하나은행은 22건에서 34건으로 54.5%, 신한은행은 48건에서 63건으로 31.2%, 우리은행은 45건에서 57건으로 26.6% 등으로 분쟁조정이 늘었다.

IBK기업은행의 2분기 분쟁조정은 32건으로 1분기보다 4건 증가했고, 외환은행은 1분기와 같은 33건으로 집계됐다. 상대적으로 개인고객 수가 적은 KDB산업은행의 상반기 분쟁조정 건수는 5건에 불과했다.

지방은행 중에는 부산은행이 10건으로 가장 많았고, 대구은행이 9건으로 뒤를 이었다. 1분기 분쟁조정 건수가 전혀 없었던 경남은행은 2분기에 1건이 분쟁조정으로 분류됐고, 광주은행은 1, 2분기 각각 2건씩 분쟁조정 절차를 밟고 있다. 상반기 분쟁조정이 전혀 없는 곳은 전북은행과 수협은행, 제주은행 뿐이다.

다만 금감원에 접수된 민원만으로 해당 금융회사에 대한 민원 현황을 평가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금융소비자보호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면서 금융회사가 아닌 금감원에 직접 민원을 넣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는 게 금융권의 설명이다.

A은행 관계자는 “2분기 은행으로 접수된 민원이 1분기 대비 37% 줄었다”면서 “은행을 압박할 수 있는 금감원에 직접 민원을 제기하는 고객이 늘었다”고 말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지난 4월 민원 감축을 천명한 이후 5~6월 민원이 조금씩 줄고 있지만 장기적으로 봐야한다”면서 “경기가 좋지 않을수록 금융 관련 분쟁이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최진성 기자/ip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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