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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류현진 후반기 특명, 라이벌을 잡아라
‘라이벌을 잡아라.’

기대 이상의 성적으로 미국 메이저리그 첫해 전반기를 마감한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26·LA다저스)에게 후반기 특명이 떨어졌다. 바로 전반기 2% 부족함을 안겼던 ‘라이벌팀 제압’이다.

류현진은 전반기 18경기에 선발등판해 7승3패 평균자책점 3.09의 호성적을 기록했다. 신인 가운데 최다인 116.2이닝을 소화했고 역시 신인 중 가장 많은 14번의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했다. 미국 야후스포츠는 류현진의 활약에 ‘A-’ 평점을 매겼다. 팀 내 선발투수 중 2위, 다저스 전체 선수 중 4번째로 높은 점수다.

성적도 성적이지만 무엇보다 ‘꾸준함’을 유지했다는 게 박수받을 만하다. 류현진도 “부상도 없었고 생각했던 것보다 잘 소화한 것 같다. 특히 꾸준하게 선발 5이닝 이상 던진 게 가장 괜찮았다”고 했다.


게다가 다저스가 주전선수들의 줄부상으로 흔들리는 상황에서 이제 빅리그에 막 데뷔한 신인이 묵직한 무게감으로 상위권 도약의 발판을 놓았다는 게 현지 언론과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심었다. 류현진의 안정된 투구 덕분에 전반기 내내 꼴찌를 면치 못했던 다저스는 어느새 서부지구 1위 애리조나에 2.5게임 차 뒤진 2위로 올라섰다.

17일 올스타전을 마치고 20일 재개되는 후반기부터는 포스트시즌 진출을 겨루는 ‘진짜’ 승부가 시작된다. 류현진에게도 전반기와는 또 다른 분위기의 시험무대가 펼쳐진다.

다저스가 포스트시즌에 오르려면 무조건 지구 우승을 차지해야 한다.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승률이 다른 지구에 비해 낮기 때문에 와일드카드로 가을잔치에 초대받긴 어렵다.

류현진도 눈높이를 전반기와 다르게 잡아야 한다. 빅리그 적응이 전반기 목표였다면 후반기엔 팀의 포스트시즌 진출에 공헌하는 것이 새로운 목표가 될 것이다. 다저스는 최근 마이애미에서 베테랑 투수 리키 놀라스코도 영입했다. 전반기 막판 상승세에 힘입어 지구 우승을 노리겠다는 포석이다. 이때 류현진이 전반기 이상의 임팩트로 포스트시즌 진출에 디딤돌을 놓는다면 팀내 위상을 더욱 높일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건 역시 같은 지구에 속해 있는 팀들과 경기, 특히 라이벌전에서 압도적인 경기를 펼쳐야 한다. 전통의 라이벌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지구 선두를 다투고 있는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다. 걱정스러운 것은 류현진이 전반기에 이들 두 팀과 경기에서 썩 좋은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는 점이다.

지난 6일 샌프란시스코와 4번째 맞대결서 7승째를 수확했지만 이전 3차례 대결에선 승리없이 2패(평균자책점 2.84)를 기록하며 0.338의 높은 피안타율로 고전했다. 11일 애리조나와 전반기 마지막 경기에선 최악의 투구를 하며 실망감을 안겼다. 류현진은 이날 5이닝 동안 홈런 하나를 포함해 안타 7개를 내주고 5실점했다. 현지언론은 ‘최악’이라는 표현을 쓰며 류현진의 투구를 혹평했다. 타선의 도움으로 패전은 면했지만 치열한 순위싸움을 하고 있는 라이벌전의 패배는 승차에서도 2패의 충격파가 고스란히 전해진다. 명분과 실리를 모두 놓치게 되는 것이다.

류현진이 라이벌팀을 상대로 확실한 킬러 역할을 하면서 포스트시즌 진출에 앞장선다면 그 누구보다도 성공적인 데뷔시즌을 마무리할 수 있을 전망이다.

조범자 기자/anju101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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