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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끈질긴 수비 · 팀 스피릿…동생들이 보여준 ‘한국형 축구’
비록 30년 만의 4강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이광종호’는 2014 브라질월드컵을 1년 앞둔 축구 대표팀에 ‘한국형 축구’의 힌트를 던져줬다.

‘한국형 축구’는 홍명보 신임 국가대표팀 감독이 지난달 25일 취임 기자회견에서 처음 언급하면서 팬들의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당시 홍 감독은 “우리는 스페인도, 독일도 아니다. 우리 선수들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한국형 전술을 준비해서 월드컵에 도전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홍 감독은 이후 ‘한국형 축구’의 개념을 ‘수비 조직력’과 ‘스피드’로 압축해 설명했다. 홍 감독은 “월드컵 무대에서는 수비조직력이 가장 중요하다. 아무리 강한 팀도 수비조직의 힘으로 깰 수 있다. 상대를 얼마나 잘 압박하고 공간을 활용하느냐가 중요하다”고 했다. 이어 “국제무대에서 우리가 경쟁력을 가지려면 역습 상황에서 빠른 대처가 필수적이다. 볼 점유율을 최대한 높이면서 역습의 속도를 끌어올리는 축구를 선보일 것”이라며 스피드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이는 이광종호의 ‘동생들’이 포르투갈·콜롬비아 등 강팀들과 대등한 경기를 펼치며 만들어냈던 장면들과 흡사하다. 브라질월드컵 본선에서 객관적으로 우리보다 강한 상대를 만나게 될 홍명보호가 참고해야 할 플레이들이 이어졌다.

우선 수비조직력이다. U-20 대표팀은 미드필드와 수비진의 간격을 일정하게 유지하면서 1차, 2차 저지선을 통해 상대의 공격 속도를 떨어뜨렸다. 개인기가 좋은 공격수가 공을 잡으면 2~3명이 따라 붙는 협력 수비로 톡톡히 효과를 봤다. 공격에선 빠른 스피드와 짧고 정확한 패싱 플레이로 효율적인 득점루트를 창조했다.

또 이광종호의 최고 스타는 ‘팀’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이렇다할 스타플레이어는 없었지만 선수들은 ‘팀’이라는 가장 빛나는 이름 아래 똘똘 뭉치며 힘을 발휘했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홍명보 감독이 말하는 한국형 전술이란 어느 한가지 유형으로 밀어붙이는 전술이 아닌, ‘상대와 상황에 따른 전술적 융통성’으로 해석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콜롬비아 같은 강팀에는 수비 위주의 실리적 전술로, 쿠바를 상대로는 공격적으로 나온 이광종호가 홍명호 감독이 말하는 한국형 축구의 전형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 위원은 “여기에 덧붙여 한국 고유의 정신력을 들 수 있다”며 “이번 이광종호엔 스타는 없지만 기본기가 좋은 선수들이 많다. 2경기 연속 연장전으로 240분을 뛰었는데도 그렇게 훌륭한 경기력을 보여준 건 탄탄한 기본기와 강한 투혼으로 설명할 수 있다. ‘팀’을 강조하는 홍명보 감독의 지향점과 일치한다”고 설명했다. 이광종호의 아름다운 도전은 8강에서 멈췄지만, 동생들이 보여준 활약은 월드컵을 앞둔 대표팀에 금쪽같은 화두로 새겨졌다.

조범자 기자/anju101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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