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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명승부 펼쳤지만…’ 이광종호, 승부차기서 아쉽게 패해 4강 좌절
120분 간 발로 뛰며 만든 명품 드라마, 하지만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해 30년 만의 4강 진출 꿈이 아쉽게 무산됐다.

이광종 감독이 이끄는 20세 이하(U-20) 한국 축구 대표팀은 8일(한국시간) 새벽 터키 카이세리의 카디르 하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3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이라크와 8강전서 120분 연장 혈투 끝에 3-3으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4-5로 패했다. 이로써 한국은 1983년 멕시코 4강 신화의 재현을 이루지 못한 채 4년 만의 8강 진출에 만족해야 했다.

비록 패했지만 이광종호의 끈질긴 조직력과 근성을 재확인할 수 있었던 명승부였다.

FIFA는 공식홈페이지에 ‘드라마로 가득찬 경기’라는 제목으로 “마지막 4분은 FIFA U-20 월드컵 역사상 가장 숨막히는 클라이막스였다“며 “한국은 연장후반 13분 파르한 샤코르의 세번째 골이 터지며 그대로 패하는 듯했지만, 4분 뒤인 연장후반 인저리타임에 정현철의 25야드 중거리슛 동점골이 폭발하며 이라크를 아연실색케 했다”며 놀라워 했다.

120분 드라마의 주인공은 한국이었지만 4강 티켓은 이라크에게 내줘야 했다. 지난해 U-19 아시아선수권대회 결승에서 승부차기(4-1 승)로 이라크를 꺾고 우승한 이광종호는 이번엔 거꾸로 승부차기 끝에 패배했다.

선제골은 이라크의 몫이었다. 전반 21분 이라크의 프리킥 상황에서 수비에 가담한 김현이 알리 아드난을 넘어뜨렸고, 주심은 곧바로 휘슬을 불어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알리 파에즈는 키커로 나서 침착하게 골을 성공시켰다.

그러나 한국은 4분 뒤 곧바로 동점골을 만들었다. 심상민이 오른쪽 터치라인에서 페널티지역으로 향해 강력한 스로인을 시도했고 페널티지역 정면에서 권창훈이 솟구치며 짜릿한 헤딩골을 터뜨린 것. 하지만 전반 42분 이라크는 샤코르가 골키퍼 이창근의 손을 맞고 흐른 볼을 그대로 텅빈 골대를 향해 꽂아 2-1로 전반을 마쳤다.

후반 시작 5분 만에 한국의 동점골이 터졌다. 주인공은 전반 막판 강상우 대신 교체투입된 신장 172㎝의 단신 미드필더 이광훈이었다. 이광훈은 권창훈이 페널티지역 오른쪽 부근에서 차올린 프리킥을 골지역 오른쪽으로 재빠르게 쇄도하며 헤딩으로 연결해 골그물을 흔들었다.

2-2로 전후반 90분간 승부를 가리지 못한 양팀은 결국 연장전으로 돌입했다. 한국은 연장 후반 13분 샤코르에게 실점하며 패색이 짙었지만 연장 후반 막판 투입된 정현철이 추가시간에 깜짝 중거리슛으로 믿기지 않는 동점에 성공했다.

연장서도 승부를 내지 못하면서 한국은 콜롬비아와 16강에 이어 2경기 연속 승부차기에 돌입했다. 양팀은 5번째 키커까지 4-4 동점으로 팽팽한 평행선을 달렸다. 하지만 6번째 키커로 나선 이광훈의 킥이 골키퍼에 잡힌 반면 이라크 샤코르는 가볍게 성공, 기나긴 승부가 막을 내렸다.

이광종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눈물을 참거나 목이 메는 듯한 모습을 보이며 “선수들이 멋있는 경기를 보여준 것으로 만족한다. 남들은 약체라고 했지만 이런 평가가 선수들의 자존심을 일깨웠고, 뭉치면 잘할 것이라고 끊임없이 얘기했다. 그것이 우리 정신력의 원동력이 돼 세계적인 수준의 팀에도 대적할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날 후반 동점골을 터뜨렸지만 마지막 키커로 나선 승부차기에서 실패한 이광훈은 “30년 동안 못 간 4강이 눈앞이었는데 미안한 마음 뿐”이라며 고개를 숙였다. 자신의 SNS에 “죄송합니다 ㅠㅠ”라고도 올리며 아쉬워 한 이광훈은 “하지만 하나가 되면 무서운 팀 없다는 것을 우리가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팀에서도 더 충실하게 경기하고 배우겠다”고 했다.

조범자 기자/anju101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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