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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마골퍼들 ‘멘붕’시킨 박인비 스윙, 따라할까 말까
‘골프여제’의 기분좋은 우승소식이 이어진다. 그린 위에 볼을 또박또박 올리고, 긴 퍼팅도 기가 막히게 쏙쏙 홀컵에 집어넣는다. TV중계 화면을 보고 또 봐도 기특하고 자랑스럽다.

그런데 고민이 생겼다. 분명 다른 선수들의 스윙과 다르고 뭔가 어색하기도 한데, 이 스윙으로 긴 슬럼프도 탈출했고 메이저대회 3연승도 달성했다고 한다. 바로 ‘메이저퀸’ 박인비(25·KB금융) 이야기다. 요즘 아마추어 골퍼들은 박인비의 스윙에 소위 ‘멘붕’이 왔다. 아무리 봐도 연습장 레슨프로에게 혼날 것같은 스윙폼인데, 그녀는 지금 이 스윙으로 세계를 호령하고 있다. 골프계의 무릎 팍 도사라도 있다면 꼭 좀 물어보고 싶다. “박인비의 독특한 스윙, 따라해도 될까요?”

▶박인비 스윙, 함부로 따라하지 마세요=“교과서 스윙은 아니다. 하지만 박인비에게 가장 잘 맞는 스윙이다.”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말들이다. 그리고 하나 더 추가된다. “함부로 따라해서는 안된다.” 박인비 스윙의 가장 큰 특징은 느린 템포로 살짝 클럽을 들어올리는 듯한 백스윙과 코킹을 거의 하지 않아 업라이트된 톱스윙의 위치다. 언뜻 보기에 간결하고 쉬워보여 아마골퍼들이 따라할 수 있을 것같지만 전문가들은 고개를 저었다. US여자오픈 해설을 맡은 원형중 SBS골프 해설위원은 “아마골퍼들이 박인비 스윙에서 따라할 점은 없다”고 단호히 말했다. 박인비에게만 최적화된 스윙이라는 이유다. 원 위원은 “하지만 박인비 스윙에 메시지가 하나 있다. 바로 일관된 자기 스윙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자기 몸에 부담주지 않는 일관된 스윙을 갖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고 했다.

박인비 퍼트. 사진=KB금융 제공

박원 J골프 해설위원은 “박인비는 이 스윙을 일정하게 하기 위해 셋업과 볼 위치 등 수많은 작은 동작들을 자기에 맞게 조정했다. 쉽게 보고 따라할 수 있는 스윙이 아니다”며 “스윙이 간결해 보이는 건 피니시가 짧기 때문이다. 일본 사무라이 동작을 연상하면 되는데, 밖에서 안으로 궤도를 만들면서 안쪽으로 끌어당기는 스윙이라 강하게 때리면 훅이 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고덕호 SBS골프 해설위원은 “박인비는 몸보다 클럽을 먼저 떨어뜨리는 느낌으로 친다고 한다. 거리는 덜 나지만 정확하게 맞힐 수 있는 스윙이다. 몸에 힘이 있는 박인비에겐 효율적이지만 작고 가냘픈 사람들에겐 권하고 싶지 않다. 다만 중년이나 몸집이 좀 있는 분들은 참고해도 좋을 것같다. 거리는 많이 안나더라도 또박또박 앞으로 보낼 수 있다”고 했다.

▶박인비 퍼팅, 이거 하나는 꼭 참고하세요=스윙에 대해선 다소 의견이 분분하지만 퍼트만큼은 한 단어로 요약된다. 퍼펙트(perfect). 굳이 LPGA 평균 퍼트수 1위(28.43), 그린 적중 시 퍼트수 1위(1.702) 기록을 언급하지 않더라도 그의 완벽한 퍼팅은 수많은 경쟁자들을 질리게 만든다. 그렇다면 아마골퍼들이 박인비 퍼트에서 따라할 만한 한가지만 꼽자면 뭐가 있을까.

고덕호 위원은 “그립을 눈여겨보라”고 했고 박원 위원은 “헤드의 리듬감”을 꼽았다. 고 위원은 “스트로크에 신경쓰다보면 그립을 너무 단단하게 쥐게 된다. 하지만 박인비는 채가 손에서 빠져나오지 않을 정도의 악력으로 그립을 잡는다. 최대한 부드럽게. 그러면 퍼팅 감각을 살릴 수 있다”고 조언했다. 박 위원은 “박인비의 퍼팅 셋업도 사실 교과서는 아니다. 왼발에 체중을 실으면 당겨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박인비는 이를 보완하기 위해 왼손을 아래에 두는 역그립을 한다”며 “퍼트 헤드 움직임은 배울 만 하다. 시계추처럼 일정한 리듬감은 아마골퍼들이 꼭 배울 점이다”고 했다.

조범자 기자/anju101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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