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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럽 축구는 지금 ‘세금’과의 전쟁
유럽 축구가 세금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스페인은 고소득 축구 스타들의 탈세 의혹을 집중 수사하고 있고, 프랑스프로축구연맹은 ‘축구계의 조세피난처’로 불리는 AS모나코에 ‘리그 퇴출’이라는 마지막 카드를 준비했다.

유럽재정위기로 비틀대는 스페인은 천문학적 수입을 올리고 있는 축구스타들의 탈세 의혹에 칼을 빼들었다. 이미 ‘축구천재’ 리오넬 메시(25·바르셀로나)가 420만 유로(약 63억원)를 탈세한 협의로 고발돼 오는 9월 법정에 서는 가운데 이번엔 주제 무리뉴(50) 첼시 감독이 수사선상에 올랐다.

스페인일간지 ‘아스’는 26일(현지시간) 자국 라디오 방송 ‘온다 세로’에 출연한 훌리안 레돈도 스페인 체육기자연맹 대표의 인터뷰를 인용해 스페인 재무부가 무리뉴의 세금 납부에 대해 조사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스페인 재무부는 지난 2010년부터 3년간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레알 마드리드의 감독을 맡은 무리뉴에 대해 탈세 징후가 있는지 확인에 들어갔다. 아직 메시의 경우처럼 탈세를 의심할 만한 구체적인 정황은 포착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무리뉴의 에이전트인 호르헤 멘데스가 무리뉴와 함께 수사 대상에 올랐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멘데스는 무리뉴 외에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 라다멜 팔카오(AS모나코) 등 초특급 스타들의 에이전트로 활동하고 있다. 무리뉴와 멘데스의 탈세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스페인을 넘어 빅리그 전체를 흔들 ‘탈세 스캔들’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세율 0%’의 AS모나코는 프랑스프로축구연맹(LFP)의 최후 통첩에 위기를 맞고 있다.

지난시즌 2부리그에서 우승하며 리그1 승격이 확정된 AS모나코는 러시아의 억만장자 구단주 드미트리 리볼로블레프의 막강한 재력과 ‘세율 0%’의 환상적인 조건을 앞세워 여름 이적시장에서 대대적인 ‘선수 쇼핑’을 진행하고 있다. ‘인간계 최강’이라 불리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공격수 팔카오를 영입하는 데 성공했고 이에 앞서 주앙 무티뉴와 제임스 로드리게스를 데려왔다. 박지성(QPR) 영입설도 끊이지 않는다.

하지만 LFP의 반격에 제동이 걸렸다. 세금을 단 한 푼도 내지 않는 모나코가 1부리그로 승격하자 다른 구단들이 거세게 반발하기 시작한 것. 막대한 재력에 세금 이득까지 본다면 경쟁 자체가 불가능해진다는 것이다. 프랑스 정부는 재정 적자를 메꾸기 위해 고액 연봉의 축구선수들에게 75% 세율을 부과하겠다는 방침을 세운 터라 모나코에 대한 타 구단들의 반감은 더욱 커졌다.

결국 LFP는 2013-2014 시즌 종료 전까지 모나코의 법인 주소를 프랑스로 옮겨 똑같은 세율을 매기거나 아니면 2억 유로(약 3000억 원)의 기부금을 내야 하며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리그에서 퇴출시킨다는 규정을 통과시켰다.

모나코는 “LFP의 처사는 매우 부당하다”며 프랑스 최고행정법원에 LFP의 규정 이행 유예를 청원했지만 법원은 최근 이를 기각했다. 모나코 구단의 변호인 타티아나 베르셰다는 “LFP의 부당한 규정으로 이적 선수들이 팀에 합류하지 못하고 있다. 자칫 선수를 매각한 구단에 막대한 페널티를 지불할 수도 있다”며 난감해 했다.

조범자 기자/anju101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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