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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색과 면의 오묘한 하모니..재불화가 이종혁 초대전
[헤럴드경제=이영란 선임기자] 지난 50여년간 프랑스 파리를 무대로 활동해온 이종혁(75) 화백이 서울 인사동 선갤러리(대표 원혜경) 초대로 작품전을 갖는다. 고국에서의 개인전은 13년 만으로, 그간의 작업 중 대표작을 엄선해 45점을 내걸었다.
이종혁의 그림은 유럽 화단에서 ‘시(詩)를 그린 추상화’로 불린다. 풍부하면서도 아름다운 색채와 짜임새 있는 구도가 한 편의 시를 그린 듯하기 때문이다.

미술평론가 이경성 씨(작고)는 “기하학적 원형을 지닌 이종혁의 작품은 면의 분할과 배치가 새롭고 신선해 보는 이를 즐겁게 한다”고 평했다.

1963년 서울대 미대 조소과를 졸업한 이종혁은 ‘국비 유학생 1호’로 파리 유학길에 올랐다. 해외 유학이 매우 드물었던 시기에 ‘예술의 도시’로 떠난 것. 파리에서 그는 전공인 조각보다 회화에 더 심취했다. 파리 아카데미 드퓨에서 회화를, 에콜 드 보자르에선 조각을 익혔고, 1969년 상파울루 비엔날레에 참가하며 두각을 나타냈다. 1970년대부터는 회화작업으로 완전히 방향을 틀어 구성의 묘미가 돋보이는 색면 추상작업을 선보여왔다. 


그의 ‘공간 속의 환상’ 시리즈는 ‘조각 같은 회화’로 불린다. 곡선과 직선, 색과 빛, 의식과 무의식이 씨실 날실처럼 교직되며 입체적인 조형미를 창출하기 때문이다.
이종혁의 그림에는 눈부신 햇살 같은 흰색이 유난히 많이 등장한다.

이에 대해 작가는 “어느날 교회의 유리창 사이로 들어오는 빛에서 강렬한 신비를 체험했다. 이후 ‘하얀 빛’을 색면과 함께 어우러지게 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지병인 신장염으로 고생을 많이 했다. 투석치료를 받느라 병원 신세도 자주 졌다. 그러나 그림에의 열망을 떨치지 못해 요즘에도 작업에 혼신을 다하고 있다.
“그림은 종교와 마찬가지다. 모든 걸 버리고 몰두할 수 있어야 한다”고 되뇌는 이종혁의 개인전은 7월 3일까지 계속된다. (02)734-0458

yr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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