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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즌 5승’ 박인비, “US오픈 기대된다”
공동 23위→공동 5위→우승. ‘조용한 암살자’(Silent Assassin)는 박인비(25·KB금융)가 가장 좋아하는 별명이다. 그는 “코스 안에선 그런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이 필요한데, 내가 그렇게 보인다니 기분좋다. 하지만 코스 밖에선 절대 무서운 사람이 아니다”며 웃었다.

표정 변화 하나없이 선두를 추격하는 모습으로 미국 언론으로부터 ‘침묵의 암살자’라는 애칭을 얻은 박인비가 또한번 조용하면서도 매서운 추격 드라마로 역전 우승을 일궈냈다.

여자골프 세계랭킹 1위 박인비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시즌 5승을 달성하며 박세리(36·KDB금융)가 갖고 있던 한국선수 한 시즌 최다우승 기록과 타이를 이뤘다.

박인비는 24일(한국시간) 미국 아칸소주 로저스의 피나클 골프장(파71·6389야드)에서 열린 월마트 NW 아칸소 챔피언십 마지막날 4언더파 67타를 쳐 합계 12언더파 201타를 기록, 유소연(23·하나금융)과 동타를 이룬 뒤 연장전서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박인비는 2001년과 2002년 박세리가 세운 한국 선수 한 시즌 최다승 기록(5승)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우승 상금 30만 달러(약 3억4000만원).

2주 전 열린 시즌 2번째 메이저대회 웨그먼스 LPGA 챔피언십 우승 이후 2연승을 기록한 박인비는 LPGA 통산 승수도 8승을 늘렸다. 박인비는 오는 28일 개막되는 시즌 3번째 메이저대회인 US여자오픈에서 3연승과 올시즌 메이저 전관왕, 한국 선수 시즌 최다 우승 신기록에 도전한다.

1라운드 공동 23위, 2라운드 공동 5위로 상승세를 탄 박인비는 6번홀(파3)부터 3개 홀 연속 버디를 잡으며 역전 우승을 향한 시동을 걸었다. 박인비는 14번홀(파4)에서 버디에 성공하며 미야자토 미카(일본)와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반면 공동 선두로 마지막 라운드를 시작한 유소연은 13번홀(파4)에서 어이없이 더블보기를 범하는 바람에 공동 3위로 떨어졌다. 하지만 유소연은 다시 평정심을 되찾아 17번홀(파3)에서 버디를 잡았다. 박인비와 유소연, 미카가 공동선두로 본격적인 우승을 다투기 시작했다.

18번홀(파5), 박인비의 세컨드샷이 그린에 미치지 못한 채 내리막 경사를 타고 흘러내려왔다. 박인비는 정교한 어프로치샷으로 핀 2m에 붙인 뒤 침착하게 버디를 잡아냈다. 먼저 경기를 끝내고 한국에서 날아온 아버지 박건규 씨, 어머니 김성자 씨, 약혼자 남기협 코치와 클럽하우스에서 경기를 지켜본 박인비는 유소연에 공동선두 자리를 내주고 연장전에 들어가야 했다. 박인비보다 1타 뒤진 채 18번홀에 오른 유소연이 러프에서 친 세번째샷을 그린 위에 올린 뒤 극적으로 버디를 잡아낸 것.

하지만 유소연의 추격은 이걸로 끝이었다. 18번홀에서 치러진 연장 1차전에서 박인비는 세번째 샷을 홀컵 1.2m에 붙였고 유소연의 세번째샷은 그린 가장자리에 떨어졌다. 유소연의 어프로치샷이 홀을 살짝 빗겨 나간 반면 박인비의 퍼트를 떠난 공은 홀컵 입구를 반바퀴 돈 뒤 경쾌한 소리를 내며 떨어졌다.

박인비는 “이번 대회 우승으로 다음 주 열리는 US여자오픈을 더 잘 준비할 수 있게 됐다”며 “아직 롱게임 실력이 부족하다고 생각하기에 이점을 보완해 다음 주에도 좋은 성적을 내겠다”고 말했다.

조범자 기자/anju101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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