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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량기업 회사채도 안팔려…미매각률 82%로 급등
美 양적완화 축소 우려 채권금리 급등…
해운·조선·건설 취약업종 타격
투자 불발로 유동성 악화 악순환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우려로 채권금리가 급등하면서 회사채 시장에서 우량 기업들의 회사채마저 팔리지 않고 있다.  STX그룹 사태의 후폭풍으로 해운과 조선, 건설 등 취약 업종은 더 큰 타격을 받으면서 기업들의 직접금융조달의 주요 수단인 회사채 시장이 꽁꽁 얼어붙고 있다. 회사채 발행량과 거래량도 대폭 줄었고, 미매각률은 급격히 치솟았다.

▶6월 회사채 미매각률 82%로 급등, 우량기업 회사채도 안 팔려=17일 자금시장에 따르면 CJ헬로비전은 최근 1500억원의 회사채수요예측을 했으나 실제는 200억원에 그쳤다. CJ그룹 사태에 따른 여파를 감안하더라도 AA- 등급의 우량회사인 CJ헬로비전의 미매각률이 87%나 된 것에 대해 시장은 충격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지난달 말 2000억원을 모집한 KCC(AA 등급)의 미매각금액도 1700억원에 이르렀다. 

이경록 NH농협증권 연구원은 “회사채 시장이 어려워지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사라지고 있다”면서 “회사별 부정적 뉴스, 금리상승, 업황불황 등의 3가지 악재가 겹치면서 우량 회사는 물론 업황부진 회사들의 사정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실제 5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할 예정인 SK해운의 경우 수요가 없을 경우 주간사인 산업은행이 단독 인수하는 쪽으로 결정됐다. 

최근 회사채 미매각률도 치솟고 있다. 17일 자금시장에 따르면 13일 기준 회사채(무보증 회사채) 미매각률은 81.9%에 이른다. 미매각률은 지난 1월 17.3%에서 3월 35.7%, 5월 37.6%로 상승하다 6월에 급격히 치솟았다. 

지난주엔 5000억원 규모의 회사채가 발행됐으나 미매각 물량은 3100억원에 달했다. 실제 최근 회사채를 발행한 동부건설, 동부메탈, (주)동양, 동양시멘트 등도 자금조달이 부진했다. 특히 최근 금리변동성이 커지면서 수요예측 당시보다 본청약 당시 금리에 변동이 생기면서 투자를 망설이는 이들도 많다. 회사채 거래량도 4월 마지막 주에 3조6910억원이었으나 지난주(6.10∼6.15)에는 1조1350억원까지 줄어들었다.

▶해운ㆍ조선ㆍ건설 등 한계기업 회사채 금리 급등, 투자불발로 유동성 악화 악순환=해운, 조선, 건설 등의 회사채 사정은 더욱 열악하다. STX팬오션 법정관리 신청으로 해운업체들이 발행한 회사채 평균금리는 지난달 6%대에서 최근엔 9%대로 상승했다. 해운업체가 발행한 3년 만기 회사채의 평균금리는 지난 5월 2일 연 6.18%였으나 13일 현재 연 9.02%까지 치솟은 상태다. 이에 따라 13일 현재 3년 만기 국고채 금리(연 2.82%)와의 차이인 신용 스프레드는 620bp(1bp=0.01%포인트)에 이르렀다.

조선업체도 3년 만기 회사채 평균금리가 지난 2일 연 4.96%에서 12일 연 7.04%까지 급등했고, 신용 스프레드는 417bp로 상승했다. 국내 7개 조선업체의 올해와 내년 회사채 만기도래액은 각각 1조5000억원 수준이다. 특히 내년의 경우 한진중공업이 8500억원, STX조선해양이 8700억원으로 상당히 부담스러운 수준이다. 


김익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진중공업과 STX조선해양의 회사채 상환부담은 과중하다”며 “이 때문에 STX조선해양은 이미 지난 4월 자율협약을 신청했고, 한진중공업은 내년에 유동성 위기를 경험할 수 있어 지금부터 현금확보에 주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건설업체들의 회사채도 금리 상승으로 신용 스프레드가 높아지는 불안한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채권시장에서는 신용등급이 높은 우량기업 회사채로만 수요가 몰리면서 한계기업들은 회사채 신뢰도 하락으로 투자가 줄어들고 유동성 공급이 어려워지는 악순환에 빠졌다.  

권남근 기자/happyda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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