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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분양시장 4.1 대책 뒤 살아나고 있지만 아직은 2% 부족해
서울 마포구 서교동 GS건설의 ‘공덕자이’ 견본주택. 14일 견본주택 오픈 첫날을 맞아 기자는 4.1부동산 종합대책이후 달라진 아파트 분양시장의 분위기를 파악하기 위해 1일 분양사원으로 변신했다. 기자는 견본주택을 찾아온 예비 청약자를 상대로 상품을 상담하고 견본주택 인테리어 등을 설명하는 등 마케팅 활동을 벌이며 예전과 달라진 분양시장을 직접 체험했다.

▶예비청약자 ‘실수요자 시장에서 청약제도 왜 필요한가’ 푸념 = 오늘의 ‘상품’은 GS건설이 아현4구역 재개발 시업지에서 도급 시공한 ‘GS공덕자이’ 1164가구 중 일반분양 212가구다. 전용면적 59㎡ 45가구, 84㎡ 59가구, 114㎡ 109가구, 3.3㎡당 평균분양가는 1700만∼1900만원 선이다.

오전 10시경 60대 후반의 김태호(가명)씨가 견본주택을 찾았다. 유형별로 전시된 모형주택(이하 유니트) 3개를 꼼꼼이 돌더니 “아들 부부가 결혼한지 3년 됐는데 1순위 분양이 가능하냐”고 물어왔다. 입지와 분양가는 이미 공부하고 온 듯 따로 묻지도 않는다. 기자는 자녀가 있고 청약통장 가입한 지 6개월 넘는 무주택 신혼부부는 특별공급이나 1순위 청약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김 씨는 전용면적 59㎡짜리 소형 아파트를 찾았다. 하지만 인기 평형인 59㎡은 물량이 적어 조기마감된 상태다. 김 씨가 자리를 뜨자 기자를 지켜보던 분양상담사 박창진(가명)팀장은 “청약제도는 아예 없어져야 돼”라고 말했다. 요새 유니트 보는사람 10명 중 9명은 실수요자인데, 청약 가점제같은 제약조건을 완전히 풀어서 문을 넓혀야 한다는 게 박 팀장의 논리다. 공감이 갔다. 


박팀장 말대로였다. 상담객 130팀 가운데 90%이상은 유니트를 본 뒤 상담창구에서 30분 이상 분양상담사에게 이것 저것 꼼꼼하게 묻고 자리를 떴다. 이날 분양상담사들은 1인당 16~20회 정도 예비청약자를 상대했다. 청약자격 여부를 먼저 묻는 손님들이 제일 많았다. 1순위 자격을 재확인 하려는 듯 다른 손님 상담 자리에 끼어들어 “나 1순위 맞죠?”라고 재차 다짐받는 40대 아주머니도 있었다.

▶실거주자일 수록 견본주택 내부 깐깐히 관찰해 =이날 견본주택을 찾은 방문객은 500여명에 달했다. 오픈 첫날 치고는 ‘평작’이상의 수준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견본주택을 찾은 예비 청약자중 상당수는 4.1 부동산 종합대책이후 주택 매입에 대한 관심이 커졌지만 선뜻 분양 받으려면 방문객은 많지 않았다.

분양시장이 살아나고 있지만 예비 청약자의 마음을 돌리기엔 아직 2% 부족하다는 게 분양상담을 맡은 직원들의 공통된 인식이다. 또 견본주택을 찾은 예비청약자중 상당수는 중도금 대출이나 전기료 등 주로 돈과 직결된 경제적인 문제에 많은 궁금증을 내비쳤다. 경제환경이 어려워지면서 나타난 현상이라는 게 동료 분양상담사의 설명이다. 


실제로 전업주부 정미진(50대)씨는 “중도금 대출이 무이자인데 상환 도중에 은행을 바꾸면 어찌되냐”며 질문 공세를 펼쳤다. 그는 또 “층간소음 대비는 잘 되어 있고, 도시가스비는 많이 드는 거 아니냐”며 유니트 구조도 꼼꼼히 물었다. 정씨처럼 유니트 구조에 관심을 보이는 예비청약자는 많았다. 이를 지켜보던 박팀장은 “실거주자일수록 깐깐하다. 내가 들어가 살 집이니까”라며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견본주택이 문을 닫은 건 오후 7시, 퇴근 후 몰려든 방문객들 때문에 종료가 1시간 늦춰진 것이다. 업무를 마친 뒤 이정우(가명) 분양상담사는 “몸은 힘들어도 4.1대책 이후에 일이 부쩍 늘었습니다. 방문객도 늘어났고요. 직접 눈으로 목격했겠지만 4.1 대책이후 집 살 생각 있는 대기수요들이 몰리고 있는 것은 확실합니다. 주말인 내일부턴 더 많은 예비 청약자들이 몰려들 겁니다“라는 말을 남긴 뒤 종종 걸음으로 퇴근길을 재촉했다.

factis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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