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발행 직후 고액자산가들의 관심을 모았던 ‘국고채 30년물’의 원금손실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1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고채 30년물 금리는 지난 12일 연 3.49%까지 올라가며 사상 최고점을 찍었다.

최저치였던 작년 10월 10일 연 2.94%와 비교하면 8개월 만에 무려 55bp(1bp=0.01%)나 급등한 것이다.

작년 9월 처음 발행된 국고채 30년물은 당시 저금리 기조가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 아래 고액자산가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절세를 노리는 개인투자자 중심으로 수요가 급증하면서 한때 국고채 30년물의 금리가 10년물과 20년물의 금리를 밑도는 역전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하지만 발행 이후 한 달간 하락세를 지속하던 금리가 작년 10월 중순부터 가파르게 올라가기 시작하더니 작년 12월 말 연 3.44%를 찍으며 위기감이 높아졌다. 최근 미국이 양적완화를 축소할 것이라는 우려감에 또다시 금리가 급등해 지난 12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에 따라 매매차익을 기대하고 국고채 30년물에 투자했던 고액자산가들의 원금손실 우려도 급증하고 있다. 예컨대 지난해 금리 연 2.94%일 때 국고채 30년물을 매수해 최근까지 보유했다면 원금의 11%가 날아간 셈이다. 특히 일부 증권사들이 벌였던 과열 판매 경쟁도 논란이 되고 있다. 당시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부각되자 몇몇 증권사는 “앞으로 장기물 금리가 더 내려가 매매차익으로 이득을 볼 수 있을 것”이라며 적극 홍보에 나선 바 있다.

국고채 30년물을 찾는 개인투자자도 확연히 줄어들고 있다. 장외 채권시장 기준 국고채 30년물의 전체 상장잔액 중 개인투자자의 잔고수량이 차지하는 비율은 작년 10월 말 30.8%에서 지난 13일 3.8%로 급감했다.

반면 장기투자가 기본인 보험과 기금의 30년물 투자 규모는 같은 기간 46%까지 급증하며 눈에 띄게 늘어났다. 금리가 급등한 지금을 저가 매수 타이밍으로 보는 것으로 풀이된다.

양대근 기자/bigroot@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