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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책> 유안진, 이해인 시인 등이 말하는 희망은?
[헤럴드경제=이윤미 기자]‘고통의 학교’란 게 있다면 다니고 싶은 이들이 있을까. 육체의 고통, 불안하고 두려운 마음이 엉킨 고통을 누구든 피하고 싶은 게 인지상정이다. 암 투병 중인 이해인 수녀는 암이라는 파도를 타고온 여정을 ‘고통의 학교’로 표현한다. 고통을 통과하며 세상을 좀 더 넓게 보는 여유, 힘든 중에도 남을 위로할 수 있는 여유, 자신의 약점이나 실수를 두려워하지 않는 여유, 유머를 즐기는 여유, 사물을 건성으로 보지 않고 의미를 발견하며 보는 여유를 배웠다는 것이다. 고통의 학교생활을 하지 않았으면 잘 깨닫지 못했을 덕목들이다. 이해인 수녀는 “희망은 바로 곁에 있어도 살짝 깨워야만 신 나게 달려오는 것”이라고 말한다.

유안진, 이해인, 조경란, 손택수, 최일도, 손석한 등 한국을 대표하는 19인의 명사가 쓴 희망에세이집 ‘다시, 희망에 말을 걸다’(북오션)는 희망이 어디서 오는지 그 길목을 보여준다. 유안진 교수의 희망은 사람이다. 돈 많고 명문 학교 나와야 희망인 시대는 지났다는 것. 각자 다르게 타고난 대로 좋아하는 일을 찾도록 기다려주고 격려해 저마다의 분야에서 잘하는 게 희망이다. 그가 제안하는 최고의 희망 사업은 긴 안목을 가진 인간으로 키우는 것이다. 개인적으로나, 공동체로나 가장 가치 있는 미래를 보장하는 길이다.

작가들의 진솔한 자기고백적 이야기는 울림이 크다. “작가가 되고 싶다는 이십여 년 전의 희망은 이뤘으나 단 한 편이라도 나의 기대를 넘어서는 소설을 써보고 싶다는 꿈은 아직 이루지 못했다”(소설가 조경란), 가족과 떨어져 살던 유년에 세상으로부터 받은 상처를 가장 사랑하는 대상에게 가혹하게 풀었던 시인 손택수의 상처를 수원지 삼은 시, 가정형편 때문에 학업을 계속하지 못하고 중학교를 중퇴한 뒤 1500원을 들고 무작정 상경했던 소설가 이수광의 희망의 싹은 작가가 되겠다는 꿈이었다. 인생의 상처와 열악한 환경, 콤플렉스가 어떻게 희망으로 바뀌는지 다양한 연금술이 들어 있다.


/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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